국내 인공지능(AI) 제품·서비스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통합 검·인증 제도가 이르면 올해 12월 시행된다. 민간 검·인증 제도가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정작 기업 참여는 저조하다는 점을 고려해 공공조달 인센티브와 평가 비용 지원 등 유인책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2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산·학·연 협의체인 AI 신뢰성 얼라이언스는 이달부터 6개 기업을 대상으로 새 AI 안전성 검·인증 체계의 시범인증에 착수했다. 내부 보완 절차를 거쳐 이르면 연말부터 본격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새 체계는 에너지·교육·교통 등 사회적 파급력이 큰 분야에 쓰이는 고영향 AI를 대상으로 한다. 얼라이언스 관계자는 “이달 21일 AI기본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개발·이용사업자의 고영향 AI 관리 책무가 규정됐지만 이를 이행할 통일된 기준은 없다”며 “업계 혼란을 줄이고 기준을 명확히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존 민간 검·인증의 평가 항목을 한데 묶어 단일 기준으로 평가하도록 설계한 점도 특징이다. 현재 국내에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인공지능 신뢰성 검·인증(CAT),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산업AI국제인증, 한국인공지능산업협회의 AI 마스터, 한국표준협회의 AI플러스(AI+) 등 7개가 넘는 제도가 주관기관별로 따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기업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다수는 ISO·IEC 등 국제표준 기반 인증만 택하고, 국내 제도는 인지도조차 낮다. 제품·서비스 유형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비용도 진입장벽으로 꼽힌다. 실제 운영기관별 인증 실적을 확인한 결과 연간 2건에서 50여 건에 그쳤다. 한 AI 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 집중하는 기업에 국내 검·인증은 무의미하다”며 “제도의 존재 자체를 몰랐고 평가 비용 부담도 있어 취득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얼라이언스가 제도 신설과 활성화 방안을 동시에 꺼내 든 이유다. 관계자는 “관계부처, 조달청 등과 공공조달 인센티브와 인증 바우처 지원을 논의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인증 범위를 상품·서비스에서 AI 에이전트, 피지컬 AI 등 차세대 AI 서비스로 넓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