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서밋을 통해 “대체 불가한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도약”을 선언했다. 이 대통령이 발표한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은 한국을 단순한 메모리반도체 공급 기지를 넘어 글로벌 AI 공급망을 설계하고 연결하는 전략 거점으로 격상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기업들도 한국의 안정적인 인프라와 탄탄한 제조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서밋에 참석한 국내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의 시가총액이 1경 7000조 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이번 선언이 막강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결집한 ‘한미 AI 동맹’의 출범을 세계에 알린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AI 서밋 선언문’을 통해 “이제 대한민국은 미래 AI 비전을 먼저 제시하고 세계와 함께 협력하며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나라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선언문을 발표하는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함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혹 탄 브로드컴 CEO 등 국내외 최고 AI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대한민국은 대체 불가한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도약할 것”이라며 “우리가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반도체 경쟁력과 생산 역량을 토대로 신뢰할 수 있는 AI 반도체 생산기지이자 공급망 파트너가 되겠다”고 소개했다.
지난달 발표한 ‘대한민국 3대 메가 프로젝트’도 전면에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올해 6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세계 반도체 공급을 책임지는 다극 생산 거점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며 “글로벌 AI 생태계가 필요로 하는 핵심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세계적인 AI 허브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공급을 넘어 AI를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나라가 돼 세계가 함께 성장할 새로운 시장을 만들겠다”며 “AI가 연구실과 디지털 공간을 넘어 제조 공장과 도시, 물류 현장 곳곳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글로벌 AI 테스트베드이자 생산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독보적인 메모리반도체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풍부한 네트워크·인프라를 갖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의 선언이 의지 표명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기업들의 호응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특히 새로운 AI 알고리즘과 서비스가 산업 현장과 일상에서 신속하게 도입되며 최적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이 대통령은 “치열한 기술 경쟁을 뚫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세계 선두에 오른 SK하이닉스” “글로벌 AI 생태계가 필요로 하는 핵심 인프라의 안정적 공급” “대한민국의 튼튼한 공급망” 등의 표현을 통해 국가가 보유한 AI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허브로서 역할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글로벌 기업들 또한 한국의 과감한 투자 행보에 관심을 보이며 신뢰할 수 있는 협력 파트너로서 한국의 역량에 기대를 표했다. 올트먼 CEO는 이 대통령을 만나 “한국이 없었다면 AI 혁명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미래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전적으로 올바른 방향”이라며 “한국 정부가 보이는 노력을 볼 때 AI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황 CEO 역시 “이 대통령이 발표한 AI 네이티브 국가에 대한 비전이 한국에 에너지를 부여했다”며 한국이 ‘AI 황금시대’를 맞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AI 대전환 과정에서 선도국과 개발도상국, 특정 계층을 벗어나 AI 활용의 격차를 좁혀가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양한 국가들과 수평적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새로운 AI 시장을 만들고, 더 많은 나라의 국민들이 AI 혁신의 기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대한민국만의 성장이 아닌, AI의 기회와 혜택을 전 세계와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책임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AI의 혜택이 특정 계층에 머물지 않고 사회 전체로 확산될 수 있도록 새로운 분배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AI 글로벌 리더들과 만찬을 갖고 “우리는 식구”라고 외쳤다. 이 대통령은 황 CEO, 탄 CEO, 라니 보르카르 MS 사장 및 국내 기업 CEO들과 함께 인근 식당에서 버거와 피시앤칩스 등을 곁들인 맥주 만찬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피시앤칩스 등 현지 인기 메뉴들이 나오자 “치킨이 필요할 텐데”라며 이른바 ‘깐부 회동’으로 ‘치맥(치킨+맥주)’을 경험한 황 CEO에게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는 가족이라는 사람들을 식구라고 한다. 가족을 밥을 같이 먹는 사이라고 한다”며 “내가 ‘우리는’ 하면 ‘식구다’ 한 번 해주세요”라고 제안했다. 황 CEO는 “위 아 패밀리(We are family)”라고 호응했고, 참석자들 모두는 ‘식구다’를 크게 외치며 맥주병을 맞부딪혔다. 황 CEO가 “맥주 하나 더 마셔도 되느냐”고 묻자 이 대통령은 “공무원이라 안 된다”고 답해 좌중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