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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AI칩 생산 2000억弗 협력…SK는 HBM4 공급 MS로 확장

26.07.2026 1분 읽기

“삼성전자(005930) 가 공들여온 ‘원스톱 솔루션’ 경쟁력이 성과를 냈다.”

“SK하이닉스(000660) 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실력을 재차 입증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투톱인 삼성전자와 SK(034730) 하이닉스가 글로벌 빅테크들에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 소식을 나란히 전하자 나온 업계의 반응이다. 양 사가 미 측과 맺은 HBM 등 AI 반도체 및 인프라 협력 규모만 총 9500억 달러(약 1390조 원)에 달한다. 특히 과거 1년 단위에 그쳤던 메모리 공급계약이 5년 이상의 장기공급계약(LTA)으로 탈바꿈하면서 두 회사가 단순 메모리 공급사를 넘어 글로벌 AI 산업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구조적 변화’가 일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24일(현지 시간) 세계 1위 맞춤형 칩(ASIC) 설계 기업 브로드컴과 2030년까지 2000억 달러(약 290조 원) 규모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5년간 HBM 공급은 물론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파운드리(위탁생산) 선단 공정과 첨단 패키징을 통한 칩 생산 등 삼성전자의 반도체 역량이 총동원된 초대형 계약이라는 평가다.

특히 주목받은 것은 삼성전자의 ‘원스톱 일괄생산(턴키)’ 경쟁력이다. 구글과 테슬라 등 빅테크들의 자체 AI 가속기 도입이 증가하는 가운데 반도체 제조 전 분야의 기술을 갖춘 삼성전자의 종합반도체(IDM) 역량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브로드컴의 차세대 AI 칩은 삼성의 2나노 최첨단 파운드리 생산 거점인 평택 캠퍼스에서 양산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장(부회장)은 “AI 시대에는 메모리와 로직, 첨단 패키징이 긴밀하게 통합된 반도체 솔루션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브로드컴과 협력을 확대해 미래 AI 인프라 발전을 가속화하고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수주를 기점으로 그간 분기당 조(兆) 단위 적자를 내며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도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선단 공정인 2나노에서 고객사를 잇따라 확보한 만큼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을 수주한 데 이어 최근 앤트로픽과 AI 가속기 수주 MOU를 체결했고 브로드컴까지 선단 공정의 고객으로 확보했다.

브로드컴은 과거 8나노 성숙 공정을 삼성에 맡긴 적이 있으나 선단 공정은 줄곧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에 위탁해왔다. 연이은 수주 낭보에 삼성 파운드리가 2028년이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파운드리 수주 확대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이 회장은 25일에도 오픈AI 본사를 찾아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했다. 두 사람은 최신 HBM 공급과 파운드리 선단 공정 수주 등 AI 반도체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역시 AI 메모리 칩인 HBM 선도 기업답게 빅테크 두 곳과 LTA 체결 소식을 전했다. SK그룹은 엔비디아와 5년 메모리 장기 공급을 비롯해 글로벌 빅테크들과 AI 인프라 전 영역에서 총 7500억 달러(약 1100조 원) 규모의 협력을 맺었다.

특히 5000억 달러 이상으로 산정된 엔비디아와의 협력에는 HBM4 등 차세대 AI 메모리 장기 공급과 공동 개발 내용이 담겼다. 나머지 2500억 달러 역시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 서버용 메모리 중장기 공급 협력 등 다수의 빅테크 계약이 묶인 결과물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메모리 수요가 아비규환”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빅테크 CEO들의 부품 공급 요청은 쇄도하고 있다. 최근 AI 신흥 강자로 떠오른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 역시 최 회장에게 자체 칩 제조를 위한 부품 공급을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양 사와 빅테크 간 대규모 협력 소식이 오간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는 한국 AI 산업이 나아가야 할 청사진도 논의됐다. 최 회장은 “국민 1인당 최소 하나씩 AI 에이전트를 갖게 해 대한민국을 전 세계 AI를 실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어 “현재 AI 코스트(비용)가 너무 비싸다”면서 “한국이 더 많은 메모리 칩과 AI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글로벌 인프라에 공급함으로써 비용을 낮추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환경을 보전하는 올바른 AI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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