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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지분 지킨 崔…현금·배당 등으로 ‘재산 분할금’ 마련할 듯

24.07.2026 1분 읽기

최태원 SK(034730) 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파기환송심에서도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재산 분할 대상에 포함됐다. 법원은 주식 가액을 환송 전 항소심 변론 종결일을 기준으로 산정하되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른 사정은 재산 분할 비율에 반영해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상주 부장판사)는 24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에서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9440억 원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대 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부부 공동재산으로서 재산 분할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였다. 1심은 SK㈜ 주식을 최 회장의 특유재산으로 판단해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특유재산은 혼인 전부터 보유한 고유재산으로 원칙적으로 재산 분할 대상이 아니다. 반면 항소심은 혼인 기간과 재산 형성 시점·과정 등을 종합해 노 관장의 기여를 인정하고 해당 주식을 분할 대상에 포함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항소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해당 주식은 혼인 기간 중 최 회장 명의로 취득한 재산으로 부부 모두가 형성과 가치 유지·증가에 기여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분할 대상 재산의 가액 산정 기준일은 환송 전 항소심 변론 종결일로 정했다. 최근 SK㈜ 주가가 급등하면서 어느 시점의 주가를 기준으로 재산 가치를 평가할지가 또 다른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환송 전 항소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 당시 SK㈜ 주가는 16만 원대였지만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인 지난달 26일에는 81만 원대로 올랐다. 재판부는 재판상 이혼이 확정된 뒤 재산 분할을 청구하더라도 분할 대상 재산과 가액은 원칙적으로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 종결일을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그 상승에 최 회장의 경영적 기여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며 “이혼이 확정된 후 주식 처분 여부에 따라 발생한 이익이나 손해까지 모두 전 배우자와 나눠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환송 전 항소심 변론 종결일 이후 SK㈜ 주가가 크게 오른 사정을 재산 가액에는 반영하지 않는 대신 재산 분할 비율을 정할 때 고려했다. 공동재산을 보다 공평하게 나누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반영됐던 노태우 전 대통령 측의 300억 원 지원금은 노 관장의 기여도 산정에서 제외했다. 대법원은 해당 자금이 실제 존재하더라도 불법 자금에 해당하는 만큼 재산 분할 과정에서 노 관장 측의 기여로 평가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혼인 파탄 이전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와 관련해 이미 증여된 재산도 분할 대상에서 빠졌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재산 분할 비율을 노 관장 3분의 1, 최 회장 3분의 2로 정했다. 환송 전보다 노 관장의 몫이 소폭 낮아졌다. 재판부는 “부부 공동재산의 상당 부분은 혼인 기간 중 형성·취득된 자산”이라며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공동재산을 공평하게 분배하기 위해 환송 전 항소심 변론 종결일 이후 최 회장 보유 주식 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한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재산 분할은 SK㈜ 주식을 직접 넘기는 방식이 아닌 현금 지급 방식으로 이뤄진다. 재판부는 해당 주식이 최 회장의 SK그룹 경영권과 지배력의 기반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현금 분할을 명령했다.

최 회장의 변호인 측은 이날 “20년에 가까운 혼인 해소 과정에서 최 회장은 지난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다 ”며 “구체적인 입장은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노 관장 측 변호인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법원을 빠져나갔다.

한편 재계의 관심은 최 회장이 약 1조 원에 달하는 재산 분할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쏠리고 있다. 그동안 재산 분할금 규모에 따라 최 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SK㈜ 지분을 일부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SK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SK㈜ 지분을 최 회장이 처분할 경우 그룹 지배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지급해야 할 재산 분할금이 항소심의 1조 3808억 원보다 약 4368억 원 줄어들면서 최 회장이 SK㈜ 지분 17.9%를 최대한 유지한 채 다른 자산과 배당 등을 활용해 현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최 회장은 우선 주식담보대출과 부동산 및 기타 현금성 자산을 총동원해 재원 마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이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통해 경제적 이해관계를 보유한 비상장사 SK실트론 지분도 유동화 대상으로 거론된다. SK㈜가 두산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SK실트론 지분 70.6% 외 최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29.4%를 별도 매각하는 방안이다.

양측은 당초 SK실트론의 기업 가치를 5조 원 수준으로 논의했지만 반도체 업황 호조로 가치가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6조~7조 원 수준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매각은 재원 마련의 후순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의 배당 확대를 통해 현금을 확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나증권은 앞서 “SK그룹의 지배구조 관련 문제를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는 우량 자회사의 배당 확대가 사실상 유일하다”고 분석했다. SK텔레콤을 비롯해 배당 여력이 높은 자회사들이 배당을 늘리면 SK㈜의 현금 흐름이 개선되고 이는 장기적으로 최 회장의 배당 재원 확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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