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국내 유수의 대학들과 공동 연구소를 세워 인공지능(AI) 연구를 하는 것은 공학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제조업이 강한 한국 산업계에서 피지컬 AI 기술을 다방면으로 적용하는 실험의 장을 조성하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다.
24일 학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추진할 연구 분야는 실용적인 AI다. 국내 산업별 특화 AI 모델은 물론 한국어에 최적화된 대규모 AI 모델, 에이전틱 AI 모델 등이 개발된다. 유기적인 협력을 위해 엔비디아 출신의 김현우 박사가 KAIST 김재철AI대학원에 부임해 공동 연구소장을 맡기로 했다. 김 소장은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 관련 기술을 연구해온 만큼 국내 제조 환경에 맞는 AI 시스템 구현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 연구소 설립을 계기로 인적 교류도 확대된다. KAIST 공동 연구소는 매년 최소 10명의 자교 연구자를 지원하고 지원 대상 연구자에게 엔비디아 인턴십 기회를 제공한다. 엔비디아는 우수한 한국 AI 연구자를 정규 연구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서울대 또한 학생이 엔비디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엔비디아 연구진이 서울대 캠퍼스에 상주하기로 하는 방식으로 교류한다. 더 나아가 서울대와 엔비디아는 AI 교육 커리큘럼도 함께 만들 방침이다.
8월 공식 출범 예정인 서울대 로보틱스 연구소도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강화해왔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딸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수석 이사의 5월 방문을 계기로 엔비디아는 서울대에 로봇 탑재용 에지(현장 배포) AI 컴퓨팅 모듈 제품을 무상 제공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활용 교육 등을 진행했다. 엔비디아의 전문가용 AI 교육 프로그램 딥러닝 인스티튜트(DLI) 과정 일부를 서울대 기계공학부 수업에 접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AI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국내 대학들과의 연구를 강화함으로써 한국 내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의 AI 개발 생태계를 넓히는 동시에 엔비디아에 필요한 인적 자원을 발굴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앞서 엔비디아가 국내에 공급하기로 약속한 GPU 26만 장은 기업이나 정부 기관은 물론 학계의 AI 연구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울대 교수는 “미국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에서 한국인 직원들에 대한 평판이 상당히 좋다”며 “국내 대표 대학들의 공학 인재를 수혈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