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이후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컵라면·식빵·햇반에서부터 만두·참치캔·카레·도넛·커피까지 관련 업체들이 일제히 제품값을 올리는 모양새다. 기업들은 고환율·고유가로 제품 원료 및 포장재 가격이 급등해 원가 부담이 한계에 달했다고 입을 모았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다음 달 1일부터 43개 브랜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8% 인상한다. 용기면은 평균 6.0%, 스낵은 5.5%, 음료는 7.7% 오른다. 세부 품목별로 육개장사발면·신라면컵 등 용기면 18개 브랜드, 새우깡·꿀꽈배기 등 스낵 23개 브랜드, 카프리썬·웰치스 등 음료 2개 브랜드다. 대표 제품인 육개장사발면은 1100원에서 1200원으로, 새우깡(90g)은 1500원에서 1600원으로 조정된다.
농심은 지난해 3월 한 차례 라면 가격을 올렸다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올해 4월 제품 가격을 평균 6.7% 인하한 바 있다. 새우깡은 2022년 9월 인상 이후 2023년 한 차례 가격을 내렸다가 지난해 다시 이전 수준으로 되돌렸다.
농심은 “장기간 이어진 고환율·고유가로 포장재 등 원가 부담이 크게 늘었다”며 “원가 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통해 버텨왔지만 협력사 납품가 인상과 국내 수익성 악화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농심은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전체 라면 매출의 63%를 차지하는 봉지 라면은 이번 가격 인상에서 제외했다.
비알코리아도 다음 달 2일부터 던킨 도넛 39종의 가격을 평균 6.5% 인상한다. 대표 제품인 페이머스글레이즈드와 카카오하니딥은 1700원에서 1900원으로, 크림브륄레도넛은 4100원에서 4200원으로 조정된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이달 31일부터 빵과 케이크 등 76종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8.2% 올린다. 데일리우유식빵은 200원, 뚜쥬맘계란토스트는 300원 인상된다. 단팥빵과 소보로빵, 카스텔라 등 일부 대표 제품은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업계는 공통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과 포장재 비용, 물류·인건비 상승을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와 나프타 가격이 오르면서 플라스틱 용기와 필름 등 포장재 원가 부담도 커졌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밀, 팜유 등 원재료까지 가격이 오르면서 제조원가 부담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률은 3월 40.1%, 4월 33.0%, 5월 38.9% 등 3개월 연속 30%를 웃돌았다. 5월 중간재 가격 상승률도 26.8%에 달했다.
원가 부담이 누적되면서 ‘식품 인플레이션’은 먹거리 품목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햇반과 만두, 생선구이 등 27개 품목 가격을 평균 8% 인상했고 사조대림은 참치캔과 장류, 식용유지 제품 가격을 최대 20% 올렸다. 오뚜기는 카레와 케첩, 후추 등 29개 품목의 출고가를 인상했으며 롯데칠성음료와 하림도 주요 제품 가격을 조정했다. 외식업계에서도 더본코리아와 메가MGC커피, 이디야커피, 더벤티, 커피빈, 롯데리아 등이 가격을 인상하며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