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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종부세 인상 예고해놓고…납부유예 기준은 찔끔 완화

20.07.2026

정부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납부유예 요건을 현재 연(年) 급여 7000만 원에서 8000만 원으로 1000만 원 완화한다. 이달 말 종부세액 인상을 골자로 한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납세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그동안 납부유예 혜택을 본 납세자의 수가 한 해 수십 명에 그칠 정도로 적어 정책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이달 말 세법개정안에 이 같은 내용의 주택분 종부세 납부유예 요건 완화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현행 종부세 납부 유예 제도는 1세대 1주택자 가운데 만 60세 이상이거나 주택을 5년 이상 보유한 사람이 대상이다. 직전 과세기간 총급여액이 7000만 원 이하여야 하고 종합소득 합산 대상 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종합소득금액도 6000만 원 이하여야 한다.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 등을 반영한 주택분 종부세액이 100만 원을 초과하고 담보를 제공해야 납부유예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2022년 집 한 채가 전재산인 고령가구 등을 보호하기 위해 납부유예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세금 납부 시점만 뒤로 미뤄줄 뿐 해당 주택을 양도·증여하거나 1세대 1주택 요건을 잃는 경우, 납세자가 사망하는 경우 등에는 유예받은 세액에 이자상당가산액을 더해 납부해야 하는 제한 조건들이 있어 실제 이용 실적은 미미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종부세 납부유예 이용자는 제도 도입 첫해인 2022년 80명에서 △2023년 23명 △2024년 19명 △2025년 26명으로 4년간 연인원 148명에 그쳤다. 국세청이 매년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해 “신청이 가능하다”고 개별 안내한 인원과 비교하면 실제 이용률은 0.2~0.3%대에 불과하다.

정부가 이번에 총급여 기준을 8000만 원으로 올린 것은 제도 첫 적용 당시 소득 판단 기준이 된 2021년 이후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물가지수는 2021년 102.77에서 지난해 116.98로 13.8% 상승했다. 2021년 총급여 7000만 원을 지난해 물가 수준으로 환산하면 약 7970만 원이다.

총급여 기준 완화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던 2024년 총급여 기준을 7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그러나 국회 심사 과정에서 공동명의 1주택자를 납부유예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만 법에 반영됐고 총급여 1억 원 상향안은 빠졌다. 당시 정부는 총급여액 1억 원을 납부유예가 필요한 저소득층으로 보기 어렵고 제도 취지에 비춰 상향 폭이 지나치게 크다며 난색을 보였다.

종부세 과세 기반 자체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정부가 2년 전과 달리 완화안을 꺼내든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1세대 1주택 종부세 과세자는 최근 들어 꾸준히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인 공시가격 12억 원을 초과한 공동주택은 올해 48만 7362호로 지난해 31만 7998호보다 53.3% 늘었다. 부동산 업계에선 지난해 1세대 1주택 고지 인원 15만 1000명에 이 증가율을 단순 적용하면 올해 고지 인원은 23만 명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가 종부세율 조정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등 보유세 강화 방안을 현실화 할 경우 내년에는 과세 인원과 세 부담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가격과 공시가격이 함께 오르면 소득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보유 주택 가격 때문에 종부세가 증가하는 장기보유자의 현금흐름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총급여 상한만 1000만 원 높여 제도 이용이 크게 늘어날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경부도 담보 제공 방식과 이자상당가산액 부담 완화 방안을 함께 들여다보고 있지만 조세채권 확보와 기한 내 세금을 낸 납세자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총급여 기준을 7000만 원에서 8000만 원으로 높이는 정도로는 제도가 활성화되기 어렵다”며 “세금 납부를 미루려고 담보까지 제공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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