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발도상국에 인프라를 구축해 주는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하면서 국내 AI 기업의 해외 진출도 함께 지원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추진한다. 단순히 도로나 발전소를 지어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AI 기술과 데이터센터를 함께 수출하는 방식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0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유상 ODA 중심 K-AI 패키지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K-AI 패키지는 정부가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사회기반시설에 한국 AI 기술을 함께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수자원 시설을 짓는다면 수질을 분석하는 AI 시스템을, 병원을 지원할 경우에는 AI 암 진단을 함께 도입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AI를 운영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와 전력 설비까지 묶어 지원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은 첨단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내 AI 기업은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윈윈’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사업 대상은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진 수자원, 보건, 에너지, 교통, 농업, 문화, 교육 등 7개 분야다. 정부는 분야별 AI 패키지를 미리 마련한 뒤, 개발도상국이 필요한 사업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 가능한 국내 AI 기술과 부품을 활용해 사업을 추진하고,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다자개발은행(MDB) 등 기존 개발협력 사업과도 연계할 예정이다.
시설을 설치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대국의 관련 법·제도 마련과 인력 양성, 기술 교육도 함께 지원한다. 정부는 글로벌 AI 허브도 구축해 개발도상국의 AI 교육과 기술 확산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사업 수요를 조사한 뒤 구체적인 사업을 제안해 추진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대미 통상 현안도 함께 논의됐다. 정부는 미국이 추진 중인 과잉생산과 강제노동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 등 통상 현안을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후변화 대응을 명분으로 한 새로운 무역 규범에도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정부는 그린경제협정(GEPA) 등 국제 논의에 선제적으로 참여해 국내 녹색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