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대규모 전력 수요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서남해 해상풍력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목포·군산항 등 주요 항만의 부두 인프라를 확충한다.
해양수산부는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4차 전국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을 고시했다. 이 계획은 항만법에 따라 10년 단위로 수립하고 5년마다 수정하는 항만 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이번에는 2026~2030년 31개 무역항과 31개 연안항의 개발·운영 방향을 담았다.
정부는 전국 5개 항만에 해상풍력 지원시설 총 8선석을 확충한다. 목포항 2선석과 군산항 1선석, 인천항·울산항 각각 2선석은 기자재 처리·지원용으로, 태안항 1선석은 발전단지 가동 이후 점검·보수를 맡는 유지관리용으로 확보한다. 목포신항 일부 부두는 기자재 전용 기능을 수행하도록 개선해 서남권 해상풍력 산업을 지원한다.
이 같은 시설 확충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기반을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총 800조 원을 투입해 서남권에 메모리반도체 팹 4기를 구축할 계획이다. 필요한 전력은 약 6.3GW(기가와트)로 추산된다. 남재헌 해수부 차관은 기자간담회에서 “호남 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터가 추진될 때 해상풍력을 통한 전력 수급과 항만시설, 전력선은 결국 바다로 나가야 하는데 해수부가 지원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해상풍력 발전단지 건설에는 초대형 기자재를 처리할 항만이 필수적이다. 길이 100m를 넘는 블레이드는 육상 운송에 제약이 크고 모노파일 등 하부구조물은 수백 톤에 달해 항만에서 적치·조립한 뒤 설치선에 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고하중 부두와 넓은 작업 공간, 설치선의 접안·통항에 필요한 수심과 항로가 필요하다. 관련 시설이 부족하면 기자재 운송과 조립이 사업 일정의 병목이 될 수 있다.
서남해에서 대규모 발전사업이 추진되는 만큼 목포·군산항은 기자재 반입·보관·조립·선적을 담당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발전단지 운영 이후에도 지원선 운항과 점검·보수 수요가 발생해 관련 기업 집적과 지역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저 시설 관리도 강화한다. 하반기 해저케이블과 해저송전망의 공간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내년에는 디지털지도를 제작한다. 시설 간 중첩·충돌을 막기 위한 설치·유지 기준과 관리체계 개선 방안도 연내 마련한다.
정부는 지원부두와 배후 물류망, 해저 인프라 관리체계를 함께 보강해 해상풍력 기자재 운송·조립부터 발전단지 건설·운영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