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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약 승인 땐 ‘수천억 티켓’…PRV 확보전

21.07.2026 1분 읽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우선심사권(PRV) 확보에 나서고 있다. 소외열대·희귀소아질환 치료제로 FDA 허가를 받아 PRV를 수령하게 되면 이를 필요로 하는 다른 제약사에 매각해 수천억 원의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2029년 PRV제도의 일몰을 앞두고 관련 희귀질환 신약 개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개발 중인 복수의 희귀질환 신약 후보물질이 PRV 수령 가시권에 진입했다. PRV는 FDA가 일정 요건을 충족한 소외열대질환이나 희귀소아질환 치료제를 승인한 뒤 개발사에 부여하는 우선심사 증서다. 발급 대상이 된 의약품과 별개로 추가로 신약 허가 신청에 사용할 수 있으며, FDA의 심사 기간을 통상 10개월에서 6개월로 약 4개월 단축할 수 있다.

PRV는 직접 사용하지 않더라도 제3자에게 양도·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미국 포트리스 바이오텍은 올해 초 멘케스병 치료제 ‘자이쿠보’의 FDA 승인으로 확보한 PRV를 2억 500만 달러(약 3034억 원)에 매각했다.

국내 기업 중 PRV에 가장 근접한 곳은 큐리언트다. 큐리언트는 이르면 내년 부룰리궤양 치료제 ‘텔라세벡’의 품목 허가 후 PRV를 수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룰리궤양은 세균 감염으로 피부 조직에 궤양이 생기는 감염성 소외열대질환이다. 큐리언트 관계자는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은 뒤 제품 판매와 임상 3상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메지온도 내년 희귀소아질환 치료제의 품목 허가 신청에 따라 이듬해 PRV 수령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단심실 환자의 심장질환(폰탄) 수술 후 저하된 운동능력과 심폐기능을 개선하는 치료제 ‘유데나필’의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메지온 관계자는 “올가을까지 환자 모집을 마치고 마지막 환자의 6개월 투약을 완료한 뒤 내년 임상 3상의 주요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알지에스앤텍 역시 급격한 노화를 유발하는 소아조로증 치료제 ‘프로제리닌’을 통해 2028년 PRV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3월 미국 센티넬 테라퓨틱스에 프로제리닌의 글로벌 권리를 기술수출했으며,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올 하반기 임상 2상 결과 발표 후 조건부 허가를 추진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 ‘에페거글루카곤’을 개발해 PRV 확보를 추진 중이다. 선천성 고인슐린증은 인슐린 과다 분비로 저혈당이 발생하는 희귀소아질환으로, 현재 이 질환 자체를 적응증으로 FDA 승인을 받은 치료제는 없다. 한미약품은 에페거글루카곤을 세계 최초의 주 1회 투여 제형으로 개발 중인 가운데 올 하반기 임상 2상 결과 발표 후 내년 3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 PRV는 심사 기간을 약 4개월 단축할 수 있어 팬데믹 등 신속한 신약 허가가 필요한 상황에서 가치가 크다”며 “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해 PRV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수요가 많아 수천억 원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고 강조했다.

한편 희귀소아질환 PRV 제도는 일몰 조항이 있어 제도의 지속을 위해 의회의 주기적인 연장이 필요하다. 미국 의회는 올해 2월 제도 종료 시점을 2026년에서 2029년까지 연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이 해당 시점까지 FDA 허가를 받아 PRV 수령 요건을 충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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