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0일 성명을 내고 지방자치단체 시금고 지정 기준에 금융기관의 투명성·신뢰성과 공공성, 지역경제 기여도를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시민의 세금을 관리하는 공적 기능에 비해 현행 지정 기준이 재무·영업능력에 치우쳐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경실련은 최근 시금고 선정 과정에서 탈세 등의 혐의로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금융기관이 입찰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며 시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경실련은 특별세무조사나 수사만으로 곧바로 위법성을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현행 지정 기준에는 이런 사안을 걸러낼 장치가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짚었다.
경실련은 현행 「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 기준」이 신용도·재무안정성, 예대금리, 편의성, 금고관리 능력, 지자체 협력사업 등 5개 항목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대한 법 위반이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금융기관을 걸러낼 결격사유와 실효성 있는 감점 기준은 미흡하다는 것이 경실련의 지적이다.
경실련은 이를 다른 공공조달 제도와 비교했다. 공공건설사업이나 방위사업은 담합·뇌물 등 중대한 불공정행위 기업에 ‘부정당업자 제재’를 통해 입찰 참가를 제한한다. 반면 시민의 세금을 직접 관리하는 시금고 지정에는 이에 상응하는 장치가 없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시금고는 지방정부의 거래은행이 아니라 시민의 재산을 관리하는 공적 기관”이라며 “관리 자격을 단순히 재무·영업능력만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지역경제 측면의 이유도 제시했다. 경실련은 지방은행 시금고 지정이 지역에서 조성된 자금을 지역 기업과 소상공인에 재투자해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경제 선순환을 이끄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형 시중은행과의 규모 경쟁에서 밀려 이러한 공적 기능이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경실련은 △행정안전부의 금고지정 기준 개정과 결격사유·감점 기준 도입 △윤리·준법경영과 지역경제 기여도의 독립 평가항목 확대 및 평가 결과 공개 △지역재투자 평가제도 개선 △지방은행 활성화를 위한 제도 기반 마련 등 4가지를 요구했다.
경실련은 “올해 하반기 다수 지역에서 시금고 선정 평가가 예정된 가운데, 행안부와 금융위원회, 지자체는 지정 기준과 지역금융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 투명성과 신뢰성, 공공성, 지역경제 기여라는 원칙이 함께 실현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