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인 가구의 삶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예금보다 주식에 투자하고 부수입을 위해 N잡을 뛰는 나홀로족이 늘고 있다. 경제력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지만 삶의 만족도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에서 주식으로 ‘머니무브’
19일 KB금융(105560) 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6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예적금 비중은 올해 28.3%로 2024년(36.2%)보다 7.9%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국내외 주식과 ETF 비중은 같은 기간 15.0%에서 21.1%로 6.1%포인트 늘었고 가상화페 비중도 2.2%에서 3.5%로 확대됐다.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도 늘었다. 대출을 보유한 1인 가구 가운데 대출금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34.0%로 2년 전보다 5.2%포인트 증가했다. 현재도 대출 자금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응답은 15.5%로 2024년(11.3%)보다 늘었다. 평균 투자 금액은 약 3000만 원이었으며 남성(42.4%)이 여성(21.7%)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부수입 위한 ‘N잡’도 일상
부수입을 위한 ‘N잡’도 일상이 됐다. N잡 참여율은 2022년 42.0%에서 2024년 54.8%, 올해 59.6%로 꾸준히 상승했다. 참여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은 앱 출석 체크와 포인트 적립 등 ‘앱테크(75.1%)’였으며 소셜 크리에이터(11.7%), 서비스직 종업원(8.0%), 배달 라이더(5.5%) 등이 뒤를 이었다.
여러 개의 N잡을 하는 1인 가구일수록 자기계발과 재테크 학습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N잡을 2개 이상 하는 응답자의 89.5%가 자기계발 활동을 하고 있었고 금융·재테크 공부를 한다는 응답도 59.4%에 달했다. 연구소는 “N잡이 생계형이라기보다 자산 형성과 미래 준비를 위한 능동적 선택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 늘려도 경제력 고민 커
이처럼 투자에 관심을 키우고 있지만 경제적 고민은 여전했다. 경제력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경제적 기반이 부족해서’가 60.7%로 가장 많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52.5%), ‘노후 대비 자금 마련이 어려워서’(43.0%)가 뒤를 이었다. 특히 ‘자산관리·재테크가 어려워서’라는 응답은 2년 전보다 5.2%포인트 늘어 경제적 고민이 단순한 소득 부족에서 자산관리 문제로 확대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연구소는 이를 1인 가구의 경제적 불안이 단순한 자산 부족에서 자산을 어떻게 불리고 관리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옮겨가는 신호로 분석했다. 연령별로는 20~30대는 자산 형성의 어려움을, 40~50대는 노후 대비와 소득 불안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크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인 가구 절반 “계속 혼자 살 것”
다만 혼자 사는 삶에 대한 만족도는 높아졌다. 현재 1인 생활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73.5%로 2년 전보다 상승했고 앞으로도 1인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응답은 58.3%였다.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57.0%) 이후 만족도는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부 항목별 만족도는 ‘공간·환경’(79.5%)이 가장 높았고 ‘여가생활’(74.8%), ‘인간관계’(62.4%)가 뒤를 이었다.
혼자 사는 삶은 더 이상 일시적인 선택으로만 인식되지 않았다. 앞으로도 1인 생활을 이어갈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58.3%로 절반을 넘었으며 그 이유로는 ‘혼자 사는 것이 편해서’(61.4%)가 가장 많았다.
연구소는 “1인 가구는 자유롭고 세련된 삶으로만 볼 수도 고립된 사회문제로만 치부할 수도 없다”며 “자율성과 취약성이 공존하는 만큼 독립이 고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회적 지원과 금융서비스가 함께 진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