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농업보조금 확대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 대통령은 이달 17일 X(옛 트위터)에 국내외 농가 보조금 현황을 비교한 송 장관의 글을 인용하며 “이제라도 식량 안보를 지키고 농촌과 농업·농민을 살리려면 농업보조금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증시 활성화로 농어촌특별세가 크게 늘어 재원도 충분해지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송 장관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농가당 농업보조금은 519만 원으로 유럽연합(EU)의 2580만 원(2023년 기준), 일본의 967만 원(2024년 기준)에 비해 크게 낮다. 농업 소득에서 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우리나라의 경우 30.7%로 EU(49.4%)와 일본(62.7%)보다 한참 밑돈다.
기후변화와 국제분쟁으로 식량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농업에 대한 공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설득력이 있다. 시장 개방에 따른 피해와 농어촌 인구 소멸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도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현금성 보조금이 무너지는 농어촌을 근본적으로 살릴 해법으로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올해 2월부터 기본소득을 지급한 10개 시범군의 인구 증가는 주변 지역 인구를 흡수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면 ‘빨대 효과’는 줄겠지만 막대한 재원 부담은 남는다. 주식 호황으로 늘어난 농특세도 시장이 꺾이면 급감할 수 있다. 세수 기반이 불안정한 재원에 상시 복지 지출을 연계하면 경기와 증시 상황에 따라 정책의 지속성도 흔들릴 우려가 크다. 식량 안보를 책임지는 농업 재원마저 증시 변동성에 기대서는 곤란하다.
농특세는 농산물 시장 개방에 따른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입된 목적세다. 당연히 스마트농업과 청년농 육성, 생산 기반 확충 등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분야에 우선 투입돼야 한다. 이를 기본소득 재원으로 사용하면 미래 투자 재원이 소비성 이전지출로 바뀌어 농업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 농업보조금 확대도 신중해야 한다.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는 그동안 직불금과 각종 농업보조금의 부정 수급과 관리 부실 문제를 반복적으로 지적해왔다. 새는 곳부터 막고 보조금을 늘려도 늦지 않다. 한 번 늘린 현금성 지원을 되돌리기는 어렵다. 기본소득도, 보조금도 과속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