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5일 일본 참의원이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을 포함한 약 105개 가상자산이 주식·채권과 동일한 법적 울타리 안으로 들어갔다. 같은 날 국내 거래소의 비트코인은 6만 5100달러를 찍은 뒤 6만 4750달러 부근에서 움직였고, 여기에 붙는 국내 할증은 코인 한 개당 1300달러 안팎을 유지했다. 열 개를 사는 투자자라면 1만 3000달러를 더 내는 셈이다. 두 나라는 비슷한 시점에 비슷한 구조의 개인 중심 시장을 가졌지만, 지금 가격은 다르게 매겨진다.
도쿄가 선택한 것
일본의 개정은 규제를 푸는 동시에 조이는 구조다. 최고 55%에 달하던 양도차익 과세는 주식과 같은 20.315% 단일세율로 낮아지고, 대신 내부자거래 금지와 공시 의무가 상장증권 수준으로 적용된다. 미등록 사업자에 대한 최고 형량은 3년에서 10년으로 올라갔다.
시행 시점은 어긋나 있다. 금융상품거래법상 재분류는 2027 회계연도, 세율 인하는 2028년 1월 1일부터다. 도쿄증권거래소 현물 ETF 역시 투자신탁법 개정과 세부 규정 작업을 거쳐야 해 2027년 이후로 예상된다. 배경에는 규모의 논리가 있다. 일본 가계 금융자산은 약 2000조 엔, 13조 달러를 넘는다. 1%만 움직여도 1300억 달러 규모다.
서울이 선택한 것
한국은 다른 방향을 골랐다. 2017년 이후 실명계좌 요건과 외환 관리 체계로 시장의 경계를 단단히 세웠고, 그 결과가 세계 어느 시장에도 없는 지속적 가격 격차다. 2018년 1월 54.48%, 2021년 4월 18%, 지난해 11.9%까지 벌어졌던 기록은 모두 이 울타리가 만든 숫자다.
지금의 할증률은 그 시절에 비하면 조용하다. 그러나 사라진 것이 아니라 눌려 있는 것에 가깝다. 격차를 만드는 구조는 그대로이고, 글로벌 시장이 방향성을 잃은 국면이라 진폭만 줄었을 뿐이다. 절대금액으로 환산하면 여전히 코인당 1000달러대의 웃돈이 매일 지불되고 있다.
프리미엄을 만드는 것은 세율이 아니라 경계선
여기서 흔한 오해 하나가 정리된다. 일본은 오랫동안 최고 55%라는 징벌적 세율을 유지했지만, 도쿄 시장에 지속적인 웃돈이 붙은 적은 없다. 엔화 환전과 자금 이동에 제약이 없었고, 해외 자금이 국내 호가에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세금은 거래를 억제하지만 가격을 왜곡하지는 않는다. 가격을 왜곡하는 것은 경계선이다.
다만 이번 개정에는 한국이 눈여겨볼 조항이 하나 숨어 있다. 해외 거래소에서 이뤄진 거래는 여전히 잡소득으로 최대 55%가 적용된다. 스테이킹 수익과 디파이 수익도 마찬가지다. 즉 일본 투자자에게는 국내 플랫폼을 쓰라는 강한 유인이 생겼다. 자본 통제만큼 강하지는 않지만, 방향은 같다. 세제로 만든 부드러운 울타리가 시간이 지나 어떤 가격 효과를 낳을지가 관찰 포인트다.
전망
“일본의 개정은 한국 규제당국에 거울을 들이댄 셈”이라고 한지우 애널리스트는 말한다. “도쿄가 2027년 ETF 궤도에 오르면 아시아 개인 자금의 상당 부분이 제도권 상품으로 흡수된다. 그때 한국이 여전히 현물 거래소에만 의존하고 있다면, 국내 수요가 좁은 통로로 몰리면서 할증률은 다시 두 자릿수 문턱을 시험할 수 있다. 연말에서 내년 초 사이 4~8% 구간을 보게 될 가능성을 낮게 보지 않는다.”
두 나라의 차이는 정책의 우열이 아니라 우선순위의 차이다. 일본은 시장 통합을 택해 가격 수렴을 얻었고, 한국은 투자자 보호를 택해 지속적인 웃돈을 얻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대가는 가격에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