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이 성숙하면서 빅파마들의 관심이 새로운 타깃 또는 페이로드(약물)로 옮아가고 있다. ADC는 유도탄처럼 암세포를 찾는 항체에 링커로 페이로드를 연결해 암세포만을 정밀 타격하는 모달리티(치료법)다. 이에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새로운 타깃과 페이로드를 개발하거나 하나의 ADC에 두 개의 페이로드를 조합하는 등 차세대 ADC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노바티스는 최근 영국 마이릭스바이오(마이릭스)를 최대 15억 달러(약 2조 2000억 원)에 인수했다. 선급금 11억 달러(약 1조 6000억 원)에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최대 4억 달러(약 6000억 원) 지급하는 계약이다. 노바티스가 ADC 분야에서 ‘노블(신규) 페이로드’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릭스는 N-미리스토일전이효소억제제(NMTi)를 ADC 페이로드로 활용하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ADC ‘엔허투’의 성공 이후 빅파마들의 관심사는 차세대 ADC로 옮겨가고 있다. 엔허투는 암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HER2’ 항원을 타깃으로 삼고 토포이소머레이스1(TOP1) 저해제로 암세포를 공격한다. 새로운 질환을 공략하기 위해 HER2가 아닌 새로운 타깃과 새로운 페이로드가 필요하다. 단일 항원을 타깃으로 했을 때 나타나는 내성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이중 항체, 이중 페이로드 ADC도 개발되고 있다.
일라이릴리가 올 4월 이중 페이로드 ADC를 개발하는 크로스브리지바이오를 최대 3억 달러에 인수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화이자도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와 최대 105억 원 규모의 ADC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 ‘노블 페이로드 ADC’ 개발을 명시했다. 홍유석 지놈앤컴퍼니(314130) 대표는 “ADC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어 검증된 타깃으로 ADC를 만들어도 더 이상 계열 내 최초신약(First-in-Class)과 경쟁하기 힘들고, 상업적으로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내 바이오 기업도 차세대 ADC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ADC 플랫폼 전문 기업을 표방한 리가켐바이오(141080) 사이언스다. ADC 구성요소 중 링커와 페이로드에 강점을 지닌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부터 미국 노바락바이오테라퓨틱스 등에서 노블 타깃 항체 다수를 기술도입했다. 올 4월에는 국내 기업 파이안바이오테크놀로지에서 노블 페이로드를 도입하기도 했다. 김용주 리가켐바이오 회장은 “20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에서 절반 이상이 노블 타깃 혹은 노블 페이로드 기반의 고위험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에이비엘바이오(298380) 는 이중 항체 ADC ‘ABL206’과 ‘ABL209’ 글로벌 임상 1상에 진입한 데 이어 최근 이중 페이로드 및 노블 페이로드 개발을 공식화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국내에서 ADC를 하는 기업은 모두 이중 페이로드나 노블 페이로드를 개발해야 한다”며 “차세대 ADC 패권의 중심에 노블 페이로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놈앤컴퍼니는 신규 타깃 ‘CNTN4’를 표적으로 하는 ‘GENA-104ADC’와 신규 타깃 ‘ITGB4’를 표적으로 하는 ADC ‘GENA-120’을 개발 중이다. 지놈앤컴퍼니가 최근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발표한 비임상 결과에 따르면 GENA-104ADC는 원숭이 대상 독성 시험에서 높은 안전성을 보였고, GENA-120은 계열 내 최고신약(Best-in-Class) 수준의 높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 이외에도 에임드바이오(0009K0) 는 노블 타깃, 인투셀(287840) 은 노블 페이로드로 ADC를 개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