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모기지 보금자리론을 통해 서울에서 집을 산 비중이 7%대까지 떨어졌다. 지난 10년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6억 원에서 13억 원까지 올랐지만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는 주택 가격은 9년째 동결된 영향이다.
18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올해 1~5월 보금자리론을 통해 서울 지역 주택을 매수한 건수는 총 3378건으로 전체(4만 7621건)의 7.1%다. 올해 30대 중심으로 생애최초 주택 매수가 활발해진 영향으로 지난해(4.7%)보다는 늘어났으나 2016년 12.6%, 2018년 15.0%, 2020년 11.1% 등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줄었다.
서울에서 정책 모기지 활용 빈도가 낮아진 건 주택 가격 요건이 영향을 줬다. 보금자리론은 부부 합산 연 소득 7000만 원 이하라는 소득 요건뿐 아니라 담보주택의 매매가액이 6억 원이하여야 한다. 정부는 2017년 서민층에 주거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집중하겠다며 대상 주택을 9억 원 이하에서 6억 원이하로 낮춘 뒤 9년째 이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디딤돌 대출(내집마련)의 대상 주택도 2017년부터 5억 원으로 유지되고 있고, 버팀목대출(전세대출)은 2015년부터 임차보증금 3억 원 이하로 제한되고 있다.
정책 모기지의 요건이 묶여있는 사이 서울 부동산은 상승을 거듭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016년 6월 5억 5000만 원이었으나 올해 6월에는 13억 4600만 원까지 올랐다. 지난 10년간 140%가 뛴 셈이다. 실수요가 많은 노원구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올해 6월 기준 6억 7500만 원까지 올랐고, 서울 자치구 중 가격이 가장 낮았던 도봉구도 6억 원을 돌파했다. 서울 외곽에서도 6억 원이하 아파트를 찾기 쉽지 않은 셈이다.
그간 정책 모기지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지만 관철되진 못했다. “정책 상품인 만큼 보다 어려운 취약 계층에 지원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2022년 금융 당국은 보금자리론 대상 주택가격 상한을 9억 원으로 복구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2023년 지원 대상을 9억 원 주택까지 확대한 ‘특례 보금자리론’을 1년간 공급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상 주택 확대 요구가 있었지만 정책 상품의 특성상 한정된 재원이 보다 어려운 서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판단으로 개정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주거 안정 지원’이란 정책 모기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대상 주택 범위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일괄 3억 원을 묶고 시중은행들도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청년·서민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됐다.
실제 서울에서 보금자리론을 이용하고 있는 차주들은 다른 지역보다 요건 변경에 대한 요구가 컸다. 주택금융공사의 ‘2025년 주택금융 및 보금자리론 실태조사’에 따르면 보금자리론 전체 이용자 중 ‘주택가격 조건을 변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은 10.6%에 수준이었다. 하지만 서울 지역 이용자 중 ‘변경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28.3%로 전국 평균보다 3배가량 많았다.
‘주택가격 조건 변경시 적절한 주택 가격’을 묻는 질문에는 전국 응답자들은 평균 8억 4700만 원 이하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다만 서울 지역에선 평균 값은 9억 4000만 원으로 집계돼 전국 평균보다 10%가량 높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