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 중 상당수가 최근 1년간 매번 피임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예방을 넘어 성 건강 관리 관점에서 피임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내놓은 ‘한국 여성의 피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과 2025년 실시된 한국 여성의 생애주기별 성·생식건강조사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실태가 확인됐다.
연구 결과 최근 1년간 매번 피임을 했다고 답한 비율은 청소년 67.3%, 초기 성인(19~39세) 62%, 중장년(40~60세) 26.2%, 노인 3.6%로 조사됐다. 이를 뒤집어보면 청소년 32.7%는 최근 1년간 피임을 매번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피임을 매번 하지 않은 이유를 물은 결과 청소년의 76.5%가 본인이나 상대방이 콘돔 등 피임 도구를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고 답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임신이 잘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응답이 52.9%로 뒤를 이었고, 상대방이 이미 피임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는 응답도 47.1%에 달했다. 상대가 피임을 원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35.3%였으며 피임 방법을 정확히 몰랐거나 피임 도구 사용이 번거로웠다는 응답은 각각 29.4%로 나타났다.
본인이 활용한 피임 방법으로는 월경주기를 계산하는 방식이 34.6%로 가장 많았고 경구피임약이 25%, 사후피임약 복용이 19.2%로 뒤를 이었다. 반면 상대방의 피임 방법을 물었을 때는 콘돔이 73.1%로 가장 많이 언급됐고 질외사정도 절반인 50%에 달했다.
피임을 누가 결정하는지에 대해서는 청소년의 절반인 50%가 본인과 파트너가 함께 정한다고 답했다. 본인이 주로 결정한다는 응답은 30.8%, 파트너가 주로 결정한다는 응답은 19.2%였다.
다만 본인이 주도적으로 결정한다는 비율은 초기 성인(34.1%)이나 중장년(34.4%)에 비해 청소년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콘돔을 쓰고 싶었지만 실제로는 사용하지 못했다고 답한 비율도 청소년이 34.6%로 초기 성인(25.9%), 중장년(20.9%)보다 높게 조사됐다.
연구진은 피임이 임신 예방뿐 아니라 성 매개 감염 예방과 성 건강 관리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이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애주기 전반에서 피임을 단순한 임신 조절 수단이 아닌 성 건강 관리 수단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관련 교육과 정보 제공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