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재생의료 전문기업 시지바이오의 경영권 매각 작업에 변수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당초 대주주 측은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시지바이오 지분 51%를 5610억 원을 받고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계획중이었는데요. 계약서 도장을 찍기 직전 대주주 측이 협상 테이블을 엎으면서, 그 배경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계 PEF 운용사인 TA어소시에이츠가 새로운 협상 파트너로 이름을 올린 상황입니다.
시지바이오는 검증된 기술력과 높은 성장성을 바탕으로 바이오 업계는 물론 투자은행(IB)과 PEF 업계에서도 꽤 많은 주목을 받는 회사입니다. 대주주 측이 경영권을 매각한다며 자본시장의 문을 두드렸을 때, IMM PE를 비롯해 TPG, KKR, EQT 같은 글로벌 대형 운용사들이 일제히 관심을 보였을 정도죠. 시장에서는 TA어소와의 협상이 과연 어디까지 진척될지, 그리고 대주주 측이 실제로 매각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인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①노보시스, FDA 승인 대기…미·중 넘보는 성장 잠재력
인체조직이식재 사업을 영위하는 시지바이오는 골대체재 ‘노보시스’를 주요 품목으로 삼아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이뤄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매출액은 2443억 원, 영업이익은 317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도 매출액(2009억 원)과 영업이익(65억 원) 대비 각각 큰 폭 증가한 수치입니다.
시지바이오는 핵심 파이프라인인 노보시스를 글로벌 시장에 안착시킨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에 앞서 글로벌 최대 의약품·의료기기 기업 중 하나인 존슨앤드존슨(J&J)과 미국 현지 판권 계약을 체결해 둔 상태입니다. 노보시스가 국내에서 이미 수만 건의 임상 경험을 쌓은 데다, 글로벌 빅펌과의 판권 계약 등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FDA 승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향후 미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 북미 전역은 물론 전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갈 핵심 발판이 마련되는 셈입니다.
중국 시장에서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시지바이오는 지난해 중국 상하이 소재 정형외과 의료기기 업체 산유메디칼과 중국 본토 파트너십 및 판매 계약을 맺었는데요. 중국의 골이식재 시장은 2030년 3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향후 중국에서도 적잖은 매출이 발생하며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②초기투자자 20년 만에 엑시트 기대…“대주주 변심에 판 깨져”
이처럼 실적이 안정적인 데다 성장성까지 갖춘 시지바이오를 대주주 측이 매각하려 나선 배경을 두고, 시장 전문가들은 초기 투자자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니즈’를 꼽고 있습니다. 시지바이오의 모태는 2000년 박사과정 중이던 유현승 시지바이오 대표가 창업한 ‘바이오알파’입니다. 유 대표는 서울대 무기재료공학과에서 학·석·박사 과정을 마친 이 분야 최고 전문가로, 인체 뼈의 주요 미네랄 성분인 칼슘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CaHA) 합성법 등을 연구해 왔습니다. 윤재승 CVO 측의 투자를 받으면서 시지바이오를 현재의 모습으로 키워 왔습니다.
설립 초기 복수의 초기 투자자가 합류했고, 이들 중 상당수가 지분 매각을 통한 현금화를 계획해 왔습니다. 회사는 이들의 투자금을 회수해 주기 위해 그간 기업공개(IPO)와 지분 매각 등 다양한 방식을 저울질해 왔죠.
이러한 상황에서 IMM PE를 포함한 글로벌 PEF들이 투자 의사를 타진해 오자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개별 협상이 시작됐습니다. 그중 우호적 조건을 제시한 IMM PE가 올 3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최소 반년 이상 실사를 진행하며 법률·회계·재무 등을 상세히 분석하는 등 공을 들여왔습니다. 그러나 SPA 체결 직전 대주주 측이 돌연 협상 파기를 선언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일각에서는 IMM PE와의 경업 금지 이견 때문에 판이 깨졌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다만 시장 관계자들은 “대주주 측의 변심이 더 결정적 원인이었다”는 설명도 내놓습니다.
③TA와 구속력 없는 협상 관측…시장은 진짜 매각 의지 의문
이제 시장의 시선은 새로운 파트너인 TA어소가 진짜 인수를 마무리 할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습니다.
우선 TA어소의 상황을 살펴봅니다. 이 회사는 현재 한국에 별도의 사무실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운용역 중 한 명인 한국계 매니저가 주도해 이번 실사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실사 인력을 대거 투입했던 IMM PE 만큼 정밀한 실사를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게다가 TA어소가 지금까지 한국 시장에서 주요 기업의 경영권 인수를 완주한 사례는 과거 공차 단 한 차례뿐이었다는 점도 딜 완주 회의론에 무게를 싣습니다.
업계에서는 윤 CVO 측이 협상 대상자를 바꾼 배경이 다른데 있다는 관측도 합니다. 현재 TA어소가 진행 중인 협상 조건은 앞서 IMM PE와 합의해 뒀던 조건과 유사한 수준으로 알려졌는데요. 인수 조건이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대주주 측이 굳이 원매자를 갈아탄 배경에 대해 IB 업계에서는 의아해 하기도 합니다.
한 IB 관계자는 “TA어소는 시지바이오 대주주 구속력이 없는 ‘논바인딩’ 조건을 달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대주주 측이 원한다면 딜을 깨도 페널티가 없다는 의미”라고 전했습니다.
즉 대주주 입장에서 더 유리한 조건을 탐색하거나 시간을 벌기 위해 TA어소를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는 것입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실제 회사를 팔 의지가 있는지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 봐야 알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시지바이오 측은 “TA어소가 상세 실사를 하고 있는 단계”라며 시장의 소문은 억측에 가깝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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