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래투자교역파트너십(FIT-P)에 공식 가입하기로 결정했다. FIT-P는 아랍에미리트(UAE),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 자유무역 질서를 선호하는 중견국들이 모여 만든 통상 협의체다. 신규 가입국까지 고려하면 총 6개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국이어서 정부가 CPTPP 가입을 시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6~17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제2차 FIT-P 장관회의에 수석대표로 참석해 한국의 가입을 공식화했다. FIT-P는 자유무역과 개방경제를 중시하는 중견국들이 주도해 2025년 9월 출범한 다자 협의체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자 이에 대응해 △공급망 회복력 강화 △디지털 통상 △무역·투자 원활화 등을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가입을 계기로 한국은 자유무역을 선도하는 나라들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새로운 통상 규범 정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비롯해 태국과 페루도 FIT-P에 가입을 선언했다. 이에 FIT-P 가입국은 기존 16개국에서 총 19개국으로 늘었다. 가입국들은 유럽(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모로코), 아시아(한국,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UAE), 오세아니아(뉴질랜드), 아메리카(코스타리카, 파나마, 우루과이, 파라과이, 칠레), 아프리카(모로코, 르완다) 등 전 세계 곳곳에 고루 분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FIT-P 가입이 CPTPP 가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PTPP에 가입하려면 기존 가입국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FIT-P 가입국 중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싱가포르, 칠레, 페루 등 6개국이 CPTPP 가입국이어서다.
한편 여 본부장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주요국 통상 수장과 양자 면담도 이어갔다. 여 본부장은 토드 맥클레이 뉴질랜드 통상·투자장관과 공급망 강화 및 디지털 통상 규범 마련에서 힘을 모으기로 했다. 간 킴 용 싱가포르 부총리 겸 통상산업부 장관과도 자유무역협정(FTA) 개선협상을 통해 협력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또 파울라 에스테베스 칠레 국제경제차관과는 리튬·구리 등 핵심광물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여 본부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기술의 급속한 발전 탓에 통상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자유무역에 뜻을 같이하는 나라들과의 연대 협의체에 가입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