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안을 놓고 사측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현대자동차 노조가 하루 8시간 파업을 단행하며 투쟁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노조는 20일부터 사흘간 매일 8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반조는 오전 10시 5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후반조는 오후 7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12시 10분까지 작업을 중단한다. 노조는 6~8일 매일 4시간씩 부분파업을 단행했는데 파업 수위를 더 높인 것이다.
노조 집행부는 이날 노조원에게 배포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지침을 통해 “사측의 전향적인 제시와 교섭 재개 요청이 없는 상황에 4만 조합원의 총단결로 사측 압박 수위를 높이고 투쟁력을 조직하는 총파업 일정을 확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15차례 임금교섭을 벌였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과 월 기본급 14만 96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을 골자로 한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해놓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조 3648억 원의 순익을 냈는데 노조의 요구대로라면 3조 원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해야 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30.8% 급감하는 등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며 노조에 타협을 요청해왔다. 사측은 △월 기본급 8만 9000원 인상 △성과금 350%+1000만 원 △주식 15주 지급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업계에서는 노사가 다음 주 내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올해 임단협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 노사는 통상 8월 초 여름휴가 이전 교섭 타결을 목표로 삼아왔다. 조합원 찬반투표 등 필수 일정을 고려할 때 목표 시점을 맞추려면 늦어도 이달 24일까지는 잠정합의안이 도출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휴가를 넘기면 추석 전 타결을 바라볼 수밖에 없어 교섭이 장기전 모드로 갈 것”이라면서 “파업 수위도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파업을 결정하면서도 사측과의 추가 협상의 여지는 남겨뒀다. 노조는 “(사측과의) 본 교섭 진행 시 교섭하는 당일 파업 일정은 유보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고객, 협력업체, 국가경제 전체로 피해가 확산하기 때문에 파업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지금은 미래 모빌리티 전환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맞서 노사가 힘을 합쳐 생존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를 시작으로 다른 완성차 업체 노조들도 줄줄이 파업에 돌입하고 있다. 한국GM 노조도 성과급 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15일부터 이틀간 하루 8시간씩 공장을 멈추는 파업을 진행했다. 기아(000270) 와 르노코리아 노조는 이달 중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