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자국 기업들의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 구매를 금지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 공급이 부족해지며 중국산 제품이 대안으로 주목받지만 인공지능(AI) 인프라 핵심 품목을 중국에 의존할 수는 없다는 게 의회 입장이다. 최근 적극적으로 중국산 메모리 수급을 추진해온 애플이 특히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존 물레나 하원 중국특별위원장과 조지 화이트사이즈 민주당 하원 의원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미국 기업의 창신메모리(CXMT)·양쯔메모리(YMTC) 제품 구매를 금지해달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의원들은 중국산 메모리 수급이 “미국의 국가안보와 경제안보, 공급망 안보에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물레나 위원장은 “중국의 주요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모두 중국군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미국 기업의 메모리 반도체 구매는 군과 민간에서 모두 활용될 수 있는 핵심 기술에 대한 인민해방군의 개발을 직접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애플이 CXMT·YMTC과 아이폰용 메모리 공급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애플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메모리 공급이 부족해지고 가격이 급등하자 아이폰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국산 메모리 탑재를 검토해왔다. 애플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중국산 메모리 구매 승인을 위한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번 촉구는 양당 의원이 함께 초당적 성격으로 이뤄진 만큼 향후 정부의 중국산 메모리 구매 승인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산 메모리 구매가 금지될 경우 애플이 여전히 한국을 포함한 메모리 3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아이폰 부품 수급과 원가 절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원 의원들은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동맹국과 협력해 중국산 메모리가 공급망에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