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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부자만 내집마련” “청년 기회 상실”…당국, 총량규제 완화 압박 커진다

16.07.2026 1분 읽기

과도한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들의 주거 사다리가 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지만 금융 당국은 가계대출 총량제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부동산 대출 관련 대국민 의견수렴 과정 전부터 올해 목표 1.5%를 바꿀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해 실수요자들의 피해만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정부의 부동산 토론회 온라인 홈페이지는 총 1104건의 정책 제안이 접수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주재하는 부동산 토론회를 앞두고 국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14일 오후 한시적으로 개설된 정책 소통 창구다. 1104건의 제안 중 562건은 주택금융 분야에 집중됐다. 주택공급·규제, 주택금융, 부동산세제 등 세 가지 분야 가운데 절반 가량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포함한 금융 규제 개선에 몰린 것이다.

주택금융과 관련된 제안은 △청년·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 요구 △근로소득을 통한 주택 매수가 불가능한 현실과 규제 사이의 괴리 등이 주를 이뤘다. 본인을 ‘한 번도 안 쉬었음 청년’이라고 소개한 이 씨는 “전세 계약 만료로 곧 나가야하는 상황인데 전세 매물이 줄었다”며 “총량 안에 생애최초·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쿼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혜가 아니라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빌려서 우리 힘으로 정착할 기회를 원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잦은 가계대출 규제 변경이 가중하는 혼란에 대한 불만도 컸다. 소 씨는 “대출 정책이 단기간에 변경될 가능성은 곧 심각한 불안”이라며 “이미 매매계약이 체결된 거래는 불이익을 받지 않게 충분한 경과 조치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결혼을 앞둔 이 씨는 “부동산 약정서를 체결하고 구청에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KB국민은행의 한도 절반 축소라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며 “부모님의 지원이 가능한 현금 부자들만이 내집마련이 가능한 현실이 착잡하다”고 토로했다.

현재로서는 금융 당국이 전향적인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일 일반 시민들과 토론회를 열고 대출 규제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으나 그 직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 1.5%를 완화할 계획은 없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당국이 이미 방향성을 정한 만큼 손바닥 뒤집 듯 곧바로 정책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금융계의 관계자는 “정책 실패를 용인하는 꼴이기 때문에 바로 수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총량 규제가 유지되는 한 무주택자·청년들을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은행이 월별 한도를 초과할 경우 다음 달 한도에서 즉시 차감되고 집중 점검 대상에 오른다. 당국도 총량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보금자리론·디딤돌대출 등 정책 대출의 소득 및 집값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고위 관계자는“총량 1.5% 원칙은 훼손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신혼 부부, 차상위 계층 대출을 총량에서 예외하는 방법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총량을 늘리지 않은 채로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려다 보니 규제가 지나치게 복잡해지고 정책 간 정합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은 서울 집값을 잡으려 가격, 지역, 주택 수에 따라 규제를 촘촘하게 나누고 있다. 예를 들어 규제지역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40%로 제한되지만 동일 주택 대환대출은 70%가 적용되고 1주택자의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되는 등 규제가 지나치게 세분화돼 있다. 또한 15억 원 이하 주택은 6억 원 대출을 전제로 한 자금계획을 세우게 했지만 5대 은행의 개별 증가액은 9000억 원 이하로 묶으며 실질 공급액은 제한하고 있다. 총량을 확대하지 않으면 일부 예외를 두더라도 결국 다른 수요자들의 몫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금융권에서는 서민금융 확대와 총량 준수란 상충된 정책 목표를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근본 원인(공급)은 그대로 둔 채 총량 규제로 집값을 잡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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