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하반기에도 가계대출 증가율을 1.5% 이내로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비거주 1주택자 규제는 투기성 논란이 없는 최소한의 사례에 대해서만 적용한다. 수억 원대 성과급을 받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직원들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성과급 반영 비중이 축소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을 1.5%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도 하반기에 그대로 유지된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가 느슨해지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2%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계부채 관리 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절대적인 가계부채 규모 축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DSR 산정 시 성과급 반영 비율은 축소된다. 현재는 일회성 성과급으로 통상 연도보다 20% 넘게 수입이 늘어날 경우 2년 치 평균 소득으로 DSR을 계산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소득 산정 기간이 3년으로 확대된다.
정부가 예고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규제는 대상을 최소화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직장·학교·병원 등 사연은 제각각인데 일률적인 기준으로 투기성 여부를 따질 경우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선의의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며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 매물 유도 효과를 노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은행회관에서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열고 대출 규제에 대한 여론을 수렴했다. 네이버 부동산 카페 운영자는 “현재 대출 규제가 집값 15억 원부터 들어가는데 서울 평균 매매가가 15억 원”이라며 “2030은 불평등하게 느낀다. 규제 선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장은 “금융 규제는 대출 없이 못 사는 분들의 수요를 막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가져야 한다”고 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정책대출 소득 요건에서 맞벌이 가정은 소득이 단순 합산값보다 줄어 페널티 요소가 있다”며 “소득·자산 기준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역시 논의됐다. 이대열 한국주택협회 본부장은 “주택 사업 추진을 위한 성격이 크기 때문에 규제를 완화하고 가계대출에서도 제외해야 한다”고 했다.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도입 방안도 논의됐다. 고액 주택담보대출 실행 시 이자 이외 별도 부담금을 부과해 수요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영수 SK증권 상무는 “주택 수요 안정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비용 부담의 주체는 개인이 아닌 금융기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