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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찰, ‘100억 잠적’ 이웃 점포도 구속…종로 금은방 또 덜미

16.07.2026 1분 읽기

100억 원대 피해가 발생한 ‘종로 금은방 잠적 사건’과 같은 건물에서 영업하던 또 다른 금은방 업주가 최근 구속돼 검찰에 넘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건물에서 올해에만 금은방 업체 3곳이 사기 혐의 등으로 수사선상에 오르며 업주들이 잇따라 형사처벌 절차를 밟게 됐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평택경찰서는 서울 종로구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던 40대 여성 A 씨를 최근 사기 혐의로 검거해 조사를 진행한 뒤 이달 9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은 지난 4월 7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처음 접수됐지만, 업체가 폐업한 상태로 알려지면서 A 씨의 거주지 관할인 평택경찰서로 이송됐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 주장 금액은 1억 8760만 원대로, 현재까지 관련 고소장만 8건 접수됐다.

A 씨는 고객들로부터 실버바와 귀금속 주문, 예물 제작 등을 의뢰받은 뒤 금품만 받고 약속한 물품을 전달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고소장에 따르면 피해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A 씨에게 실버바 28개를 주문하며 총 1억 190만 원 상당의 현금과 금붙이를 건넸다. 그러나 A 씨는 이 가운데 실버바 23개를 끝내 인도하지 않았다.

피해자 측은 A 씨가 신규 거래 대금으로 기존 계약을 이행하는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으로 거래를 이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오엔법률사무소의 백서준 대표변호사는 “초기 거래에서는 실제 물품을 지급해 신뢰를 얻은 뒤 추가 주문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값과 은값이 급등하는 시기를 이용해 소비자의 투자 심리를 자극한 전형적인 사기 수법”이라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이번에 구속 송치된 A 씨가 지난달 3일 100억 원대의 금과 곗돈을 가로챈 의혹이 제기된 B 씨 업체와 같은 건물에서 영업했다는 사실이다. 현재까지 접수된 고소장은 140건에 달하고, 피해 주장 금액은 100억 원을 넘는다. 경찰은 사건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로 이관해 수사한 끝에 이달 10일 B 씨를 검거했고,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같은 상가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던 C 씨도 28억 원 상당의 금괴 등을 챙겨 잠적했다가 사기 혐의로 올 2월 구속됐다.

피해자들은 A 씨가 “한정된 특가 물량을 선착순으로 판매한다”, “협회 전용 거래 방식”이라며 거래를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고객이 맡긴 금에 일정 대여비를 지급하는 거래도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가 관계자는 “인근 금은방 상인들도 업주에게 귀금속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한 사례가 있다”며 “같은 건물에서 잇따라 피해가 발생해 착잡하다”고 말했다.

업주가 구속됐지만 피해자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금은방 사기 사건은 피의자가 피해금을 모두 소진하거나 은닉한 경우가 많아 피해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총 7억 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며 업주를 고소한 50대 피해자는 “검거 소식을 듣고 한숨은 돌렸지만 피해 회복은 아직도 막막하다”며 처벌도 중요하지만 피해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수사가 끝까지 이뤄졌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본지 취재 결과 피해자들은 직접 업주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국민신문고 민원에도 약 40~50명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피해자들은 업주의 자택을 찾았다가 주거침입 신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8일에는 서울중앙지법 집행관들이 업체 사무실에서 귀금속과 집기류 등을 압류하면서 피해자들의 민사 대응도 본격화했다.

문제는 최근 이 같은 금은방 사기 사건이 잇따르면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금값 하락이 연쇄 잠적의 배경이 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3년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금값은 올해 1월 트로이온스당 5594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전날 기준 4000달러 안팎까지 떨어졌다. 연초 대비 약 28% 하락한 수준이다. 금값 상승기에 거래를 늘린 일부 금은방들이 가격 하락 이후 자금난을 겪으면서 잠적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범죄심리학회장을 역임한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금값이 올 1월 말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선 시점과 업주들의 잠적이 잇따른 시기가 겹친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금값 하락으로 자금 사정이 악화하면서 업주들이 결국 자취를 감췄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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