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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대여 ‘역프리미엄’ 확대…“하닉 ADR 밀물땐 환율 급락”

15.07.2026 1분 읽기

외화자금시장에서 달러를 빌릴때 붙는 가산금리(프리미엄)가 최근 마이너스 금리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를 빌려주면서 과거와 달리 웃돈을 얹어줘야 할 정도로 시장에 달러가 넘쳐난다는 의미다. 당장은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 기대감 때문에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달러를 팔지 않고 있지만 실제 보유중인 달러는 많아 이 달러가 일거에 풀릴 경우 환율이 급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4일 외화자금시장에서 달러 프리미엄(3개월물 기준)은 -0.3%포인트를 나타냈다. 최근 5년간 평균 달러 프리미엄이 0.34%포인트 수준인데 이를 한참 밑도는 것을 넘어 마이너스까지 내려간 것이다. 1년여 전인 지난해 5월 0.9%포인트 수준까지 올랐던 달러 프리미엄은 이후 점차 하락해 올해 1월 12일 첫 (-0.02%) 마이너스를 나타낸 뒤 하락세를 키우고 있다.

달러 프리미엄이란 외화자금시장에서 원화를 담보로 달러를 빌릴 때 적용되는 일종의 가산금리로 ‘차익거래유인’으로도 불린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원화를 빌릴 때 금리가 2.4%(3개월 기준)이고, 미국에서 달러를 빌릴 때 금리가 3.6%라고 한다면 달러를 빌려주는 사람은 금리 차이(3.6%-2.4%=1.2%) 이상의 이자를 받아야 이익을 볼 수 있다. 기축통화인 달러는 워낙 수요가 많아 여기에 별도로 가산금리를 얹어주는데 이것이 달러 프리미엄이다.

달러를 빌리려는 수요가 많으면 프리미엄이 확대되고, 반대의 경우에는 축소된다. 지금처럼 국내 외화자금시장에서 가산금리가 축소돼 마이너스까지 떨어졌다는 것은 시장에 달러가 풍부해 수요자들이 달러자금을 빌리기 쉬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러가 풍부해진 것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기조 속에 기업들이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외화예금으로 쌓아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 5곳의 달러 예금 잔액은 652억 2600만 달러로 올 3월 말(558억 200만 달러) 대비 16.9% 늘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채권 투자를 늘린 점도 달러가 풍부해진 요인이다. 외국인은 국내 채권에 투자할 때 자금의 절반 이상을 달러를 빌려주고 받은 원화로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권 투자액이 늘수록 외화자금시장에 풀리는 달러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자금은 4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이후 지난달까지 총 78억 8000만 달러 순유입됐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말 국내 외화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외환 건전성 제도 탄력적 조정 방안’을 시행했는데 이 점도 외화자금시장에 달러 유동성 공급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달러를 빌리고 빌려주는 외화자금시장과 사고파는 현물환 시장이 별개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 자금 시장에 달러가 아무리 풍부해도 그 달러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빌려주기만 한다면 환율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달러가 시장에 넘쳐나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환율이 급등한 이유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환율은 현물시장에서 달러가 얼마나 매수, 매도 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며 “외화자금시장의 달러 유동성이 아직은 스팟(현물)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화자금시장과 현물환시장의 괴리가 점차 축소돼 원화가 추세적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기업들이 보유한 달러를 현물환 시장에 풀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조달한 40조 원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7월 중하순부터 9월까지 순차적으로 환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 동안 환오픈 전략을 구사하던 한화오션은 지난 10일 20억 달러 규모의 선물환을 매도하기도 헸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달러 수급 조정이 가시화되면 환율 상승 기대가 꺾일 수 있다”며 “이 경우 외화자금시장과 현물시장의 괴리가 줄어 급격한 언더슈팅(환율 하락)에 대비해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ADR상장 이후 환율은 추세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 종가보다 8.3원 내린 1484.7원에 오후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 11일(1472.4원)이후 두 달 여 만에 가장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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