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25%포인트만 올라도 차주들이 짊어질 이자가 연간 1조8000억원 불어난다.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유력시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매수)·빚투(빚내서 투자)’ 차주의 상환 부담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주담대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전체 차주의 이자 부담은 연간 1조8000억원 늘어난다. 차주 한 명이 내는 이자는 평균 584만3000원에서 613만9000원으로 29만6000원 증가한다.
이 추산은 올해 1분기 말 사상 최대로 불어난 주택 관련 대출 잔액 1178조6000억원과 변동금리 비중 등을 토대로 한은이 산출했다. 예금은행뿐 아니라 비은행예금취급기관과 기타금융기관의 개별 주담대, 전세자금대출, 집단대출이 모두 계산에 들어갔다. 올해 4월 말 기준 예금은행 주담대의 35.6%는 변동금리, 64.4%는 고정금리다.
문제는 금리 인상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연내 두 차례 이상, 내년까지 모두 서너 차례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인상이 거듭될수록 원리금 상환 부담도 내년까지 계속 쌓일 수 있다.
한은 추산으로 대출금리가 0.50%포인트 오르면 주담대 차주의 연간 이자는 3조7000억원, 0.75%포인트 오르면 5조5000억원 급증한다. 1인당 연간 이자도 각각 평균 643만5000원, 673만1000원으로 지금보다 59만2000원, 88만9000원씩 무거워진다.
충격은 취약차주에게 먼저 닥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인 취약차주의 1인당 평균 주담대 잔액은 1억3520만원에 이른다. 다중채무자는 대출 기관 수와 상품 수를 합쳐 3개 이상인 차주로 사실상 금융기관에서 돈을 더 빌리기 어려운 한계 상태로 추정된다.
이 의원은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만큼 이들의 연체율이 급등하고 가계대출 부실 위험이 커질 가능성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빚투’ 열풍 속에 급증한 기타대출 차주들도 사정권이다.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예·적금담보대출 금리 역시 주담대와 함께 오를 수 있어서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기타대출 이자가 연간 1조5000억원(1인당 7만6000원) 늘고, 0.50%포인트와 0.75%포인트 상승 시에는 각각 3조원(15만3000원), 4조5000억원(22만9000원) 불어난다고 추산했다.
이 의원은 “정부는 금리 상승 과정에서 국민이 감당해야 할 이자 부담과 가계부채 리스크를 점검하고, 정책 대전환을 통해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한은이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에서 2.75%로 올려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인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부터 여덟 차례 연속 동결됐지만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로 목표치(2%)를 크게 웃돌고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500원 선을 넘나들고 있다.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까지 다시 들썩이자 신현송 한은 총재는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예고해왔다. 채권 전문가 66%도 이달 인상을 점쳤으며 증권가에서는 10월 추가 인상을 거쳐 연말 기준금리가 3.00%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