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가 일본에 숙취 해소제 판매 거점을 마련하며 해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남아에서 숙취해소제 시장을 새롭게 개척한 데 이어 일본까지 판매법인을 설립하면서 해외 유통망을 넓히며, 성장세가 둔화한 국내 시장을 해외에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콜마홀딩스 자회사인 콜마글로벌은 최근 일본 현지 판매법인 HK 글로벌 재팬(HK Global Japan LLC)를 설립했다. 콜마글로벌은 HK이노엔의 대표 숙취 해소제와 건강기능식품, 퍼스널 케어 브랜드 등의 해외 유통을 담당하는 법인이다. 현재 베트남과 싱가포르, 필리핀 등에 판매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 법인 설립으로 아시아 시장 공략 범위를 한층 넓히게 됐다. 콜마홀딩스 측은 “새로 설립된 일본 법인은 ‘컨디션’을 비롯해 지난해 선보인 퍼스널케어 브랜드 ’아녹(ANOK)’의 현지 유통과 판매를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기능성 음료 시장이 상대적으로 발달해 숙취 해소제 수요가 꾸준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일본 숙취해소제 시장 규모를 약 3500억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삼양사는 지난해 10월 숙취해소제 ‘상쾌환’을 일본 편의점 체인 로손에 입점시키며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콜마는 일본에 앞서 동남아시아에서 숙취 해소제 시장을 키우는 데 집중해왔다. 베트남에서는 2023년 컨디션 판매량이 연간 100만 병을 넘어섰고, 싱가포르에서는 H&B 스토어 ‘가디언(Guardian)’ 입점을 통해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동남아 국가들은 아직 숙취 해소제 카테고리 자체가 형성되지 않은 곳이 많다”며 “특히 베트남은 숙취 해소제 제품군 자체가 전무한 만큼 시장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콜마가 해외 판매망 확대에 나선 것은 국내 숙취 해소제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숙취 해소제를 생산하는 HK이노엔 H&B사업부 매출은 2023년 940억 원에서 2024년 924억 원으로 소폭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777억 원까지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회식과 음주 문화가 변화하면서 국내 숙취 해소제 수요도 덩달아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숙취 해소제 등을 통해 구축한 해외 유통망을 다른 브랜드로 확대하려는 전략도 엿보인다. 콜마글로벌은 지난해 6월 헤어케어 중심의 퍼스널케어 브랜드 아녹을 론칭했으며, 일본을 비롯해 베트남·필리핀·싱가포르 등 해외 판매법인을 거점으로 브랜드 육성에 나서고 있다. 숙취 해소제 등을 통해 개척한 해외 유통망을 이용해 헤어케어 등 퍼스널케어 제품까지 취급 품목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소비재 기업들의 해외 전략이 생산기지 확보에서 판매망 구축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판매법인을 운영하면 시장 변화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브랜드 육성도 훨씬 유리하다”며 “국내 뷰티·헬스케어 기업들도 생산뿐 아니라 현지 유통망까지 직접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