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기로에 선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해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과 최대주주 MBK파트너스가 긴급 운영자금(DIP 금융) 지원을 위한 극적 합의를 이뤄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2000억 원 대출금 전액에 대한 연대보증에 나서기로 하면서 메리츠금융은 이사회를 열고 대출 집행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 경우 홈플러스는 즉시항고 등의 절차를 거쳐 기존 폐지 결정을 뒤집고 다시 회생절차를 밟을 불씨를 살리게 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메리츠캐피탈 등 메리츠금융그룹 3사는 16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에 대한 2000억 원 DIP 금융 지원 안건을 처리한다. 이번 이사회 소집은 김 회장이 메리츠 측의 요구인 2000억 원 전액 보증 조건을 전격 수용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양측의 타협은 법원이 예고한 홈플러스의 파산 시계가 멈추기 직전 단행됐다. 이달 3일 서울회생법원은 1년 4개월간 이어온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법원은 즉시항고 기간인 14일 이내에 2000억 원의 운영 자금을 조달하면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절차를 재개하는 ‘재도의 고안’ 기회를 부여한 바 있다. 사실상 파산을 막을 수 있는 마지노선인 20일을 나흘 앞두고 메리츠와 MBK가 막판 극적 합의를 도출해 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최근까지 두 회사의 최고 경영진을 잇달아 접촉하며 파국을 막기 위한 중재안을 설득해 왔다. 특히 14일에는 청와대에서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관계 부처와 정치권이 참여한 비공개 간담회가 열려 홈플러스 회생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긴급 자금 수혈로 당장 급한 불을 끄더라도 홈플러스의 근본적인 회생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DIP 금융이 실행돼 당장의 파산은 면하더라도 고비용 구조 개선과 소비 트렌드 변화에 뒤진 마트 본업의 경쟁력을 되찾는 게 관건일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