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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통보 없이 셧다운…2400여 입점업체·노조 당혹

13.07.2026 1분 읽기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받은 홈플러스가 13일 모든 대형마트 점포와 본사의 영업을 중단했다. 운영자금이 고갈돼 매장을 유지할 비용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측은 임시 휴업이라는 입장이지만 2000억 원의 운영자금 조달에 진척이 없어 사실상 폐업으로 해석되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영업 중인 67개 대형마트 점포와 본사에 대해 이날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홈플러스 경영진은 이날 임직원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자금이 완전히 고갈돼 상품대금 지급은 물론 전기료·가스비 등 매장을 유지하기 위한 운영비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으로 더 이상 매장을 운영할 수 없다”라며 “보안 및 안전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임대 공간은 입점주가 원할 경우 영업을 계속하도록 하고, 안전관리를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러운 영업 중단에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매장 직원과 입점업체들은 사전 공지를 받지 못한 채 출근했다가 사내 방송을 통해 휴업 사실을 전달받았다. 일부는 오전 10시 사내 메일을 받고서야 문을 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홈플러스 내에서 임대 매장을 운영하는 입점 업체 2400여곳도 임시 휴업 발표에 큰 혼란에 빠졌다. 일부 입점 점주는 손님을 통해 휴업 소식을 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수용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장은 “노조는 지난 주말 전 품목 50% 할인 판매 소식을 접하고 회사 측에 긴급 공문을 보내 청산 절차나 점포 휴업을 위한 행사인지 여부를 물었지만 당시 회사는 ‘휴업 계획은 없고 정상 영업할 것’이라고 답변했다”며 “이를 믿고 출근한 노동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퇴근하라’는 지시에 내몰렸다”고 반발했다. 또 15일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 본사 앞 집회를 예고하면서 “수십만 노동자와 입점업주, 협력업체의 피눈물은 안중에도 없는 사모펀드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홈플러스는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기한 마감일인 20일까지 긴급 운영자금 확보 여부 등을 지켜보고 영업 재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망은 어둡다. 홈플러스 경영진은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 측에 2000억 원의 운영자금 대출을 간절히 요청했지만 아직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지난 9일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을 불러 긴급 운영자금 확보를 촉구했지만 양측은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항고 기한을 기다리지 않고 이번 주중 법원에 일반 파산이 아닌 견련파산(牽連破産)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견련파산은 회생절차가 중단된 기업이 방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회생절차 폐지와 동시에 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기업의 신청을 받아 파산을 선고하는 절차다. 견련파산의 경우 회생절차 중 발생한 공익채권의 법적 지위가 그대로 유지된다. 반면 항고 기간이 지나 회생절차 폐지가 확정된 뒤 별도의 일반파산 절차를 밟으면 채권자들이 다시 채권을 신고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변제 순위가 뒤엉키는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홈플러스의 공익채권은 협력업체 납품대금과 체불임금 등 약 1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파산이 진행되면 한정된 자산을 둘러싸고 협력업체·입점업체·후순위 채권자 간 이해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해관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질서 있는 청산’이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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