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협력사와 청년 인재들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는 목적은 단순히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것만은 아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글로벌 공급망이 복잡해지고 인재 확보전이 치열해지면서 우군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지 않고서는 초일류 기업으로 지속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 는 올해 들어 협력사들과의 관계를 AI 시대 공동 대응을 위한 ‘전략적 동반자’로 강화하고 인재·금융·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일례로 노태문 완제품(DX) 부문 사장은 3월 열린 ‘2026 상생협력 데이’에서 “미래 산업의 청사진을 공동 설계하는 전략적 동반자로 함께 도약해 한계 없는 혁신으로 위대한 성과를 이뤄내자”며 “제조·품질 프로세스의 AI 전환과 스마트팩토리(지능형 공장) 구축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영현 반도체(DS) 부문 부회장도 “기술 혁신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협력회사와 긴밀한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라며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소통과 기술 교류를 바탕으로 동반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양대 사업 수장이 일제히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을 강조한 것을 두고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과 기술 경쟁 속에서 기업의 생존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상생 협력이 필수 경영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에 힘이 실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협력사의 경쟁력이 곧 삼성의 경쟁력이며 함께 성장해야만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도체 분야는 정부가 최근 800조 원 규모의 전남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계획을 발표하며 대만식(式) 지역 거점 모델을 벤치마킹해 협력사 생태계의 역할이 덩달아 커지고 있다. 대만의 반도체 산업 거점인 신주과학단지는 TSMC뿐 아니라 협력하는 미디어텍·국립칭화대 등 900여 개 기업·기관·대학이 서로 밀집해 최적의 시너지를 발휘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한국보다 체급이 작은 대만이 전 세계에서 반도체 설계 2위, 생산 1위, 후공정 1위로 반도체 산업 전반을 주도할 수 있는 이유다.
정부 역시 광주특별시에 반도체 공장 구축을 넘어 패키징 업체 앰코테크놀로지를 시작으로 협력사의 투자 유치와 거점 대학의 반도체학과 지원 등을 통해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 2분기 89조 4000억 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세계 1등 기업으로 올라섰지만 이재용 회장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회장 취임 당시 초심을 여전히 경영진에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