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만장일치로 나왔다. 대다수는 이번 인상을 시작으로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추가 인상 시기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서울경제신문이 12일 국내 경제·경영학 교수와 금융권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경 금통위 서베이’ 결과 응답자 전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대로 결정되면 기준금리는 2023년 1월(연 3.25%→3.50%) 이후 3년 6개월 만에 인상된다.
전문가들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가 목표치를 웃돌고 원화 약세와 수도권 부동산시장 과열이 지속되는 만큼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곽노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 호조로 경기는 반등하는 가운데 물가는 목표치를 넘어서고 고환율과 집값 급등세도 지속되고 있어 금리를 안 올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 중후반대 성장률과 물가 경로가 예상되는 가운데 6월 기준 소비자의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이 2.8%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 이번이 금리 인상의 적기”라고 설명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했지만 8월까지는 3% 안팎의 물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경기 회복과 금융안정 측면을 고려하면 이번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이번 인상을 긴축 사이클의 시작으로 보고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높게 점쳤다. 응답자의 80%(16명)는 7월에 이어 연내 한 차례 더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이번 한 차례 인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응답은 3명(15%), 연내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전망한 전문가는 1명(5%)이었다.
한준희 NH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간헐적인 충돌이 이어지면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상방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7월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 뒤 물가 흐름을 확인하면서 4분기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추가 인상 시기를 두고는 견해가 엇갈렸다. ‘7월 빅스텝(0.5%포인트 인상) 또는 7·8월 연속 인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5명(25%)이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남강 한국투자금융지주 이코노미스트는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른 달러 공급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백투백 인상은 환율 안정과 물가 억제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도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을 제어하려면 한 차례 금리 인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경로에 대해서는 동결 전망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60%(12명)는 현 수준에서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1회 인상’은 5명(25%), ‘2회 인상’은 1명(5%), ‘1회 인하’는 2명(10%)이었다.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한 이남강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전쟁이 종료 수순으로 접어들더라도 AI 투자 확대로 인한 수요 압력이 커 근원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대인플레이션도 이에 영향을 받는 만큼 연말께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2.76%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5월 조사(2.53%)보다 0.23%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일부 전문가는 성장률이 3~3.7%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소비자물가(CPI) 상승률 전망치는 평균 2.85%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조사(2.69%)보다 0.16%포인트 높아졌다.
최남진 원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삼성전자 성과급 지급에 따른 통화량 증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올해 물가는 한국은행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들(가나다순)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 곽노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 , 박상현 iM증권 연구원, 박석길 JP모간체이스은행 본부장, 박종훈 SC제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 이남강 한국투자금융지주 이코노미스트,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정용택 IBK투자증권 상무,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 최남진 원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한준희 NH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 허인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