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 대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두 곳의 처방집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인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SB17)’의 선호의약품 지위를 확보했다. 미국 사보험 시장에서 처방 전환이 본격화됨에 따라 연간 10조 원 규모의 현지 시장 공략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VS케어마크는 이달 1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피즈치바를 선호의약품으로 등재했다. 올해 초 익스프레스스크립츠(ESI)의 처방집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미국 대형 PBM 두 곳에서 선호의약품 지위를 확보한 것이다. 반면 피즈치바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스텔라라는 주요 처방집에서 제외됐다.
PBM은 보험사를 대신해 의약품 처방 목록과 약가·환급 조건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PBM 처방집에 선호의약품으로 등재되면 보험 급여 적용에 따라 환자 접근성이 개선돼 의료진의 처방과 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ESI와 CVS케어마크는 2025년 기준 미국 PBM 시장의 약 57%를 점유하고 있 다. 이에 따라 스텔라라에서 피즈치바로의 의약품 처방 전환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는 면역반응 관련 신호 전달물질인 인터루킨(IL)-12와 IL-23의 활성을 억제하는 존슨앤드존슨(J&J)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판상 건선, 건선성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등에 처방된다. 2024년 기준 스텔라라의 연 매출은 103억 6100만 달러(약 15조 원)로, 이 중 미국 매출이 67억 2000만 달러(약 10조 원)에 달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4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피즈치바의 품목허가를 받은 뒤 지난해부터 마케팅 파트너사인 산도스를 통해 제품을 판매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들 PBM 업체 의 유통 자회사를 통해 피즈치바의 자체상표(PL) 제품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ESI 자회사 퀄런트, CVS케어마크 자회사 코다비스와 피즈치바의 PL 계약을 체결했다. PL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사가 PBM 계열사의 자체 브랜드로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PBM은 직접 유통하는 PL 제품을 처방집에 우선 등재해 오리지널 의약품의 처방 전환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 바이오 시밀러 업계에서 미국 3대 PBM 중 두 곳과 PL 공급 계약을 맺고 처방집에도 등재한 첫 사례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 PL 제품 판매가 본격화된 데 이어 PBM의 처방집에서 선호의약품 지위까지 확보하면서 피즈치바의 미국 시장 매출이 빠르게 확대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스텔라라는 2023년 미국 물질특허가 만료된 뒤 지난해부터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본격화됐다. 현재 FDA 허가를 받은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는 피즈치바를 비롯해 암젠의 ‘웨즐라나’, 동아에스티의 ‘이뮬도사’, 셀트리온의 ‘스테키마’ 등 총 8종에 달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쟁 제품이 잇따라 출시된 가운데 PBM 처방집에서 선호의약품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시장 선점의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CVS케어마크는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처방 전환 과정에서 PBM 처방집 등재의 영향력을 입증한 바 있다. CVS케어마크는 2024년 휴미라를 처방집에서 제외한 뒤 대상 환자의 90% 이상을 바이오시밀러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오리지널 의약품의 미국 매출은 2022년 186억 달러(약 28조 원)에서 2024년 71억 달러(약 11조 원)까지 감소했다. 휴미라는 2012년부터 2020년까지 9년 연속 전 세계 의약품 매출 1위를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