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이 보유한 중입자 치료기 3대를 완전 가동하기 시작했다. 2023년 국내 최초로 중입자 치료를 시작한지 약 3년만에 치료실 3곳을 모두 오픈하면서 최대 6개월씩 걸리던 환자 대기 기간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세암병원은 지난 7일 기존 고정빔·회전빔 1대 외에 회전빔 치료기 1대의 추가 운영을 시작했다. 당초 예상보다 10개월가량 늦어졌지만 단일 의료기관이 중입자 치료기 3대를 동시 가동하는 건 전 세계에서도 유일하다.
중입자 치료기는 탄소 원자를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한 뒤 환자 몸에 쏘아 암세포를 파괴한다. 암 주변 정상조직은 피하고 암세포만 정밀 타격해 현존하는 최고 기술의 암 치료기로 평가되지만 장비와 설비 구축에 거액이 들고 치료 난이도가 높아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중입자 치료는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최소 5000만 원의 치료비를 전액 부담해야 한다. 과거 해외 원정 치료 비용이 1억~2억 원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낮아졌지만 여전히 비용 부담이 크다. 그럼에도 난치암을 중심으로 수요가 높아 최소 3개월 가까이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종에 따라 최대 6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새로운 시스템이 안정화되면 치료 범위도 넓어질 전망이다. 연세암병원은 현재 적용 중인 폐암, 전립선암, 췌장암 외에 두경부암, 육종암, 난소암 등으로 중입자 치료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다른 대형 병원들도 중입자 치료기 도입을 추진 중이다. 서울대병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부산시·기장군이 추진하는 중입자가속기 구축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2024년 공사에 착수했다. 서울아산병원은 2031년 가동을 목표로 지난달 송파구 본원에서 중입자치료센터 착공에 들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