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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랙 더해 AIDC 공급 퍼즐 완성…“폭스콘 이상의 경쟁력 확보”

12.07.2026 1분 읽기

세계 최대 가전 회사로 성장한 LG전자(066570) 가 냉각 및 기계공학 기술을 앞세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의 핵심 분야로 영토를 넓힌다. 데이터센터의 열을 잡는 냉난방공조(HVAC)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선보인 LG전자가 반도체의 발열을 직접 최소화하는 차세대 냉각 기술과 가전 제조에서 축적한 기계 설계 역량으로 AI 서버 랙(Rack)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LG전자는 대만이 주도하는 AI 서버 랙 시장을 파고들어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을 수십조 원 규모로 키우고 LG그룹의 AI 데이터센터 턴키 공급 역량을 완성해 글로벌 빅테크와 동맹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생산기술원(PRI)은 상반기 엔비디아 차세대 AI 컴퓨팅 플랫폼 ‘베라 루빈’ 규격에 맞춘 랙 시제품을 개발했고, 하반기 신뢰성 평가를 마친 후 내년부터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경기 평택 LG PRI 사업장에는 총 1.8㎿(메가와트)에 달하는 수십 개의 랙이 병렬로 배치된 클러스터가 조성돼 AI 서버 랙 시제품 생산과 품질 검증을 병행하고 있다.

LG전자는 AI 서버 랙 시장에 진출해 수조 원의 매출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사업 규모를 수십조 원대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시장조사 기관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AI 서버 랙 시장 규모는 향후 5년간 연평균 34% 성장해 2030년 4486억 달러(약 67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AI 서버 랙 시장은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맺은 폭스콘과 콴타컴퓨터·델타일렉트로닉스 등 대만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AI 서버 랙 생산으로만 분기에 1조~2조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AI 서버 랙 공급망이 대만에 과도하게 집중되자 빅테크들 사이에서는 공급 거점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고 LG전자도 이 같은 수요를 파악해 제품 개발에 나섰다.

가전의 냉각·기계 역량 녹였다…젠슨 황 “LG 냉각 필수적” 극찬

LG전자가 이번에 발열을 최소화하는 AI 서버 랙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58년간 ‘열을 다루는 기술’을 축적해왔기 때문이다. 회사는 1968년 국내 최초의 가정용 에어컨을 출시한 후 냉난방공조의 핵심인 압축기와 열교환기 등을 생산해왔다. 가정에만 쓰이던 냉각 기술은 빌딩과 공장에 적용되는 대형 상업용 ‘칠러’로 확장됐고 최근에는 막대한 열을 내뿜는 AI 데이터센터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LG전자는 3년 전 공랭식과 수랭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냉각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올해는 칩 인근에 냉각수를 흘려 열을 식히는 ‘다이렉트투칩(D2C)’ 냉각 장치까지 자체 개발했다. 엔비디아 최신 AI 가속기의 전력 소모는 대당 100㎾(킬로와트)를 웃돌고 차세대 베라 루빈에서는 200㎾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후속 제품은 600㎾급까지 거론된다. AI 서버 랙이 소화해야 할 전력 밀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LG의 D2C 기술은 차세대 서버 랙의 성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달 방한해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 회장과 회동한 후 “GW(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를 위해 LG의 냉각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기대를 표한 바 있다.

AI 서버 랙은 단순 조립물을 넘어 수백 개의 칩을 제한된 공간에 고밀도로 집적하는 만큼 기계공학 역량도 함께 요구된다. LG전자는 냉장고와 에어컨 등을 개발하며 모터 같은 핵심 부품 개발부터 열·유체 제어와 진동·소음 관리, 구조 설계까지 기계공학 측면의 기술도 고도화했다. AI 서버 랙 역시 수십 개의 컴퓨트 트레이와 냉각·전력·통신 장치를 하나의 완제품으로 조립하고 고온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가전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정밀기계 설계와 대량생산 역량을 동시에 갖춘 LG전자가 대만 서버 제조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유력 서버 랙 사업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G 계열사 데이터센터 역량 총동원…마지막 퍼즐은 ‘AI 랙’

LG전자는 AI 랙을 그룹 차원의 AI 데이터센터 턴키 전략을 완성할 마지막 퍼즐로 보고 있다. LG그룹은 국내외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LG전자의 칠러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LG CNS의 데이터센터 구축 역량 등을 하나로 묶은 턴키 전략인 ‘원LG’를 앞세우고 있다. 여기에 서버 랙 제조까지 더해 데이터센터 구축 전(全) 과정을 한 번에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AI 서버 랙 사업에는 LG전자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엔지니어링 역량을 갖춘 LG CNS가 함께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LG의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에서 유일하게 비어 있던 영역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보드를 연결해 랙으로 완성하는 서버 제조”라며 “LG전자의 제조·냉각 기술에 LG CNS의 서버 설계와 시스템 통합 역량을 결합하면 폭스콘 이상의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LG는 서버 랙 제조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AI 인프라 구축에서 가속기와 메모리 등 칩과 발전소 및 전선 등 전력 부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역량을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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