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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24시간 체제로 고객민원 즉시 처리…한국도 ‘더 연구할 자유’로 본격 경쟁해야”

10.07.2026 1분 읽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메가특구 내 연구개발(R&D) 인력에 한해 주 52시간 노동시간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자 재계에서는 “다행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미국·중국·일본·대만 등 경쟁국들이 모두 노동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R&D에 매달리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업무 몰입도 면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게 반도체 업계의 지적이었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만 TSMC는 24시간 고객 전화를 받고 즉각 민원을 해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규제를 합리적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소득·전문직 전체가 아닌 특정 지역에 대해서만 예외를 허용하면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점과 노동계의 반발 등은 당정이 풀어내야 할 숙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주 52시간 예외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보여온 여당이 입장을 선회한 것은 이 규제를 풀었을 때 얻는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당은 반도체특별법 제정 당시 R&D 인력의 규제 예외 조항을 최종 삭제한 바 있다. 민주당은 주 52시간 예외 특례를 반도체 클러스터만이 아니라 다른 메가특구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R&D 인력의 주 52시간 예외 특례는 재계가 그간 강력하게 요구해온 사안이다. 반도체·2차전지 등 첨단산업 분야는 초 단위 글로벌 경쟁에 놓여 있는데 주 52시간 규제가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만의 TSMC는 2014년 삼성의 추격을 받자 반도체 R&D를 24시간 3교대로 진행하는 일명 ‘나이트호크(nighthawk) 프로젝트’를 가동한 바 있다. 반도체 생산뿐 아니라 R&D까지 24시간 진행해 경쟁사의 추격을 따돌린 것이다.

주요 선진국 역시 고소득·전문직 노동자에 대한 노동시간 규제 예외 제도를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주간 684달러(약 103만 원) 또는 연간 10만 7432달러(약 1억 6200만 원) 이상을 버는 노동자의 경우 주 40시간 노동시간 규제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본 역시 2018년 노동기준법을 개정해 ‘고도프로페셔널’ 제도를 도입하고 금융상품 개발, 자산운용, R&D 등 전문직 노동자의 연장근로를 허용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근로기준법상 특별 연장근로 제도를 통해 최대 주 64시간까지 일할 수는 있지만 R&D를 이유로 특별 연장근로를 할 수 있는 업종은 반도체와 과거 일본 수출 규제 대상 3개 품목으로 한정돼 있고 기간도 제한이 있어 글로벌 인공지능(AI) 전쟁에 뒤처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산업계에서는 여당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는 한편 일각에서는 메가특구 내 주 52시간 예외 특례가 적용되더라도 주거·교육·의료·문화시설 등 정주 여건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으면 효과가 반쪽짜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R&D 인력 대부분은 현재 경기도 기흥·화성·이천·분당 등 ‘남방 한계선’ 위에 있기 때문이다. 서남권에 메모리반도체 팹 4기가 조성되고 생산직이 대거 이동해도 R&D 인력은 내려오기를 꺼릴 수 있다는 의미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규제 예외를 산업 전체가 아니라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 비수도권에만 적용한다면 인재를 내려오고 싶게 해야 할 것”이라며 “젊은 인력들은 특히 자녀 교육 여건이 제대로 갖춰진 곳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도 지난달 29일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직원은 지방에서 근무하고 가족은 서울에 남는 주말부부가 생길 수 있다”며 “수도권으로 가지 않아도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조기 정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한편 여당은 주 52시간 예외 특례를 포함해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요구를 입법에 적극 반영하는 ‘보텀업(상향식)’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박경미 특위 대변인은 비공개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각 지역과 권역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톱다운(하향식)’보다 보텀업 방식으로 추진하자는 의견이 모였다”며 “주52시간제 예외에 거부감이 큰 노동계를 설득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의 장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역시 산업단지 내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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