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학당, 한글학교, 한국학교 등 이름도 복잡하고 중복투자에 편가르기,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있던 해외 한국어 교육·보급 기관과 시스템이 ‘세종학당’으로 일원화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머지 않은 2016년이다. 통합이 어려웠던 것은 외국인에 대한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는 세종학당(문화체육관광부), 재외 동포에 대한 한국어 교육 담당인 한글학교(외교부 재외동포청), 재외 한국인 학생들에 대한 교육을 맡은 한국학교(교육부)로 소속 부처와 이해관계가 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6년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이들을 모두 세종학당 브랜드를 중심으로 합치고 컨트롤타워로서 ‘한국어 해외 확산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글학교와 한국학교의 브랜드는 그대로 두지만 운영은 세종학당을 ‘기본’으로 한 셈이다.
세종학당이 부각된 이유는 점차 줄어드는 재외 교포보다는 순수 외국인에 대한 한국어·한국문화교육이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다만 이후로 통합을 주도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면서 문체부와 세종학당의 ‘그립감’이 많이 약해진 것이 현실이다.
해외 한국어 교육 일원화 10주년을 맞아 전 세계 한국어 교육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당초 취지처럼 전 세계에서 운영되는 세종학당·한글학교·한국학교를 포함해 해외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육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함께해 통일된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교육부·외교부·재외동포청과 함께 오는 7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전 세계 한국어 교육자 약 550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 세계 한국어 교육자 통합연수’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들 기구들은 세종학당으로의 일원화가 결정된 이듬해인 2017년에 통합연수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정부의 구심력이 약해지면서 2018년부터는 다시 문체부, 교육부, 외교부 등 관계 부처별로 소관의 한국어 교육자를 대상으로 초청 연수를 운영해 왔다.
올해 세계 한국어 교육자 통합연수는 이를 되돌리는 의미도 있다는 분석이다. 문체부는 “올해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어 교육자들의 전문성 향상과 기관 간 소통·협력 강화를 위해 9년 만에 관계 부처 통합연수 개최를 결정, 이를 위해 연수 일정을 연계하고 개회식과 공동연수 프로그램을 함께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세종학당 브랜드를 통한 해외 한국어 교육·보급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들 기구들의 실질적인 통합 노력과 공동 운영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원화 10년이 된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한국어에 대한 외국인들의 수요가 큰 상황이다.
한편 올해 통합연수에서는 한국어 교육자들이 다양한 교육 현장 경험과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세계 한국어 교육 공동체로서의 연대감을 높일 예정이다. 또한 문체부 등 관계 부처는 이번 연수를 계기로 세종학당 확대, 해외 초·중등학교 한국어 교육 활성화, 해외 한국어 강좌 지원, 한글학교를 통한 차세대 동포 교육 지원 등 한국어 교육 기반을 더욱 촘촘히 구축하고, 정부 기관 간 협업이 현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국어 교육자들이 현지에서 만나 소통·교류하는 기회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13일 개회식에서는 ‘한국어로 이어진 우리, 서로의 이야기가 되다’를 주제로 한 영상을 상영하고 전 세계 한국어 교육기관이 하나로 연결되는 모습을 형상화한 개회 공연을 펼친다. 이어 안무가 아이키가 이끄는 댄스팀 훅(Hook)은 봉산탈춤 공연을 하고, 기조 강연을 맡은 가천대 장대익 석좌교수는 ‘말하기에서 이야기로, 인공지능(AI) 시대, 언어교육의 미래’를 주제로 인공지능 시대에 한국어 교육자가 갖는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들려준다.
오후에는 기관별 우수 교육사례 발표와 이야기 콘서트를 통해 다양한 교육 현장의 경험을 공유한다. 한국어 교육 플랫폼 ‘톡투미인코리안(Talk To Me In Korea)’ 선현우 대표는 ‘K팝과 놀이로 배우는 한국어’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해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한국어 교육 방법을 소개한다. ‘김주홍과 노름마치’의 퓨전 국악 공연을 비롯해 교육자들이 충분히 교류할 수 있도록 소통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통합연수 전 과정은 세종학당재단과 재외동포청, 한국국제교류재단(KF)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다. 통합연수 이후에는 각 기관의 특성에 맞춰 3~4일간의 심화 연수를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한국어 교수법과 문화교육, 교육과정 운영 등 분야별 전문 연수를 통해 교육 역량을 높이고, 서로 교류할 예정이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한국어를 배우려는 목적은 K팝 등 K콘텐츠에 대한 관심부터 유학과 취업 등까지 다양해지고 있다”며, “관계 부처와 함께 한국어 교육 환경 개선과 보급 체계 강화 등 지원을 대폭 확대해 증가하는 한국어 학습 수요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문체부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