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이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정부가 이를 1년 더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인구감소지역 세컨드홈 특례도 함께 연장하기로 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집값은 보유세를 강화해 잡고 지방은 완화 기조를 가져가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9일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조세특례제한법에 규정된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주택 취득자 대상 양도세·종부세 특례의 일몰 시한을 2026년 말에서 2027년 말로 1년 늘리는 내용이 이달 말 발표될 세법개정안에 포함될 예정이다.
현재 시행 중인 특례는 1세대 1주택자가 수도권 밖의 전용 85㎡ 이하, 취득가액 7억 원 이하 준공 후 미분양주택을 추가로 매입해도 기존 주택을 그대로 1세대 1주택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이 경우 기존 주택 매도 시 양도가액 12억 원까지 비과세가 적용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다. 종부세에서도 1세대 1주택자로 인정돼 기본공제 12억 원과, 기존 주택에 대한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 혜택이 유지된다.
정부가 특례 연장을 택한 배경에는 지방 주택시장의 침체를 그대로 두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를 보면 올 상반기(6월 29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은 수도권이 3.21%, 서울이 5.11% 뛴 반면 지방은 0.17% 오르는 데 그쳤다. 대구(-0.73%), 광주(-1.57%), 제주(-1.03%) 등 상당수 지방 지역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의 지방 편중 현상도 뚜렷하다. 지난 5월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2만9350호 가운데 비수도권이 2만4522호로 83.6%를 차지했고, 대구·경남·경북·부산 4개 지역에만 전체 물량의 43.1%가 집중돼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방 미분양주택이 누적되면 건설 경기는 물론 소비심리 둔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미분양 특례와 함께 인구감소지역 등의 주택 수요를 보완하기 위한 이른바 ‘세컨드홈’ 특례도 연장할 방침이다. 인구감소지역의 일정 요건 주택을 추가로 사도 1세대 1주택자 지위를 유지해주는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과세특례로 올해 말 일몰 예정이다.
앞서 재경부는 올해 조세지출 기본계획에서 불필요한 감면 제도는 없애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두 특례는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건설 경기와 지역 경제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일몰이 연장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 같은 예외가 반복될수록 1주택자와 다주택자를 가르는 기준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보유 주택 수에 따라 세 부담을 달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미분양 해소나 인구감소지역 지원을 이유로 추가 취득 주택을 주택 수에서 빼주는 특례가 늘면 같은 2주택자라도 세목과 요건에 따라 1주택자 특례를 적용받는 사례가 많아진다. 지방 주택시장 지원 필요성은 크지만 예외가 누적될수록 세제는 복잡해지고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주택은 취득부터 처분까지 장기간 세제가 적용되는 자산인 만큼 납세자가 세 부담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며 “특례를 연장하더라도 향후 보유세나 양도세 체계가 다시 바뀔 수 있다고 보면 지방 주택 매입 수요가 쉽게 움직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세제 완화와 보유세 강화가 동시에 추진되는 한 지역과 주택 수에 따라 세 부담이 엇갈리는 부동산 세제의 구조적 복잡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