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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격차 더 벌어질까 두려워”… 국방우주 전문가들의 경고

09.07.2026 1분 읽기

한국국방우주학회가 8일부터 10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에서 열린 2026 하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9일 진행된 패널 토론회에서 산·관·학계의 국방우주 전문가 8명과 행사장의 청중들이 국방우주 기술 자립과 발전 의견을 주고받는 열띤 시간을 보냈다. 이날 토론회의 진행은 고광본 서울경제신문 부국장이 맡았다.

이날 패널들은 2020년대 이후 벌어진 전쟁에서 우주의 전술 가치와 전쟁 범위 확장 양상 등을 공유했다. 김경근 국방과학연구소(ADD) 단장은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의 국방우주 분야에서 미국 의존도가 높다”며 “이제까지 우주 발사체 확보 등을 미국에 의존했다면 점차 국방우주 중요성 대두에 따라 자국의 관련 산업을 활성화시키려는 동향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정규헌 전 방위사업청 본부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며 “민간 우주 기술 기업을 전쟁에 활용한 세계 최초 사례”라고 언급했다. 곧바로 김이을 쎄트렉아이 대표는 정 전 본부장의 말을 이어받으며 “러·우 전쟁이 인류의 첫 번째 우주전쟁이라면 최근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인공지능(AI) 전쟁”이라며 “우주와 AI를 모두 활용 전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군 참모총장을 지냈던 이종호 한국국방우주학회 공동회장은 “‘옛말에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표현이 있는데 지금은 우주를 지배하지 않으면 세계를 지배할 수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며 “지금 우리 해군은 각종 분야에서 우주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이제는 우주 관련 역량을 어떻게 실제 작전에 활용할 것인가를 중요한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전장에서 AI 활용법으로 이동했다. 김지홍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사장은 “모든 전쟁의 요소들이 AI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국방우주 역시 예외는 아니다”며 “오히려 다른 산업군에 비해 AI 전환(AX) 속도가 느린 만큼 더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종필 LIG D&A 전무는 “보안 문제 때문에 국방 영역에서 AI를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역설적으로 병력 절벽 시대 국방 분야에 가장 시급한 게 AX”라고 짚었다.

이날 토론회에 패널로 등장한 정부 당국자들은 현재 정부의 국방우주 관련 정책을 소개하기도 했다. 권현준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정책국장은 “이달 3일 이재명 대통령 참석 아래 국가우주위원회가 개최됐고 이날 회의에서 민간의 연구개발 실적을 정부가 쓰는 구매자로서 정부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며 “다만 군에서 민간의 우주 관련 제품에 쓸 때 보안 우려를 깨끗이 지우긴 어려운 만큼 국방부와 관련해 정기적인 협의체를 운영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우주 관련 사업에 깊숙이 발은 담근 대기업들은 정부와 산업계가 손을 잡고 자율적인 국방우주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송성찬 한화시스템 상무는 “정부가 우선 시장을 만들고 민간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생태계를 조성하고 경쟁을 벌이는 형태가 이상적”이라고 제언했다.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무는 “현재 민간 기업들의 수요를 반영해 소형 발사체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소형 발사체 개발에 성공할 시 정부가 국방 관련 발사체 사업 수요의 문을 기업 대상으로 열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9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에서 열린 ‘2026 한국국방우주학회 하계 학술대회’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부산=김태호 기자

국방우주 데이터를 어느 수준까지 민간에 개방할 것이냐를 두고선 패널들끼리 저마다 의견을 내며 서로 다른 시각을 확인했다. 권현준 국장은 상대적으로 정보 개방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지만 기업 출신 패널들은 선진국과 기술 격차를 따라잡으려면 보안 규제가 일부 완화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드러냈다. 김종필 국장은 “인간이 모든 정보를 식별하고 판독하는 시대는 이제 지나가는 시대”라며 “자동으로 정보를 통합해 이상징후를 파악하는 AI를 개발하려면 양질의 학습용 데이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에서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해 AI 개발에 힘을 쏟는 것도 좋으나 여러 기업에 기회를 열어주는 것도 신속한 기술 확보를 도모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참관객으로 행사장을 찾은 안병석 평택대 국가안보학과 특임교수는 “보안과 관련해 정보의 가공과 통합 및 올바른 의사결정 지원을 방해하는 요소가 망 분리 정책”이라며 “이제는 전향적으로 망 분리 정책의 개선을 고민할 때”라고 의견을 냈다.

패널들은 군 당국의 첨단 기술 수용 속도를 다음 화두로 꺼내 들었다. 패널들은 군 당국의 신기술 수용 속도가 느리다는 점을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김경근 단장은 “우리 정부도 신속획득체계 등 일부 규제 완화 제도를 선보이고 있으나 해외와 비교하면 아직 느린 수준”이라고 짚었다. 김이을 대표도 “신속획득체계 제도의 혜택을 받더라도 첨단 기술을 군 현장에 적용하는 데 2년은 족히 걸린다”며 “지금의 기술 격차가 더 벌어질까 두렵다”고 우려했다.

한편 방효충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패널들의 속도 담론에 대해 “속도만큼 중요한 가치가 축적”이라며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국방우주 관련 핵심 기술 및 사업 노하우를 축적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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