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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급증에 극약처방…“실수요자·2030 직격탄” 우려

08.07.2026 1분 읽기

KB국민은행이 전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3억 원으로 낮추는 극약처방을 한 것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미 수도권과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주담대 한도를 조인 상황에서 KB가 추가 관리에 나선 만큼 다른 은행들도 상황에 따라서는 비슷한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5월까지만 해도 가계대출 관리에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었다. 하지만 6월 들어 주담대를 중심으로 대출이 빠르게 늘면서 연간 관리 목표 준수가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이 금융 당국에 제출한 올해 가계대출 연간 증가 가능액은 약 9092억 원이다. 이 가운데 주담대는 지난해 말보다 4172억 원 줄이는 것이 목표다.

5월 말까지는 주담대가 목표 범위 안에서 관리됐다. 국민은행의 1~5월 주담대 증감액은 1조 5476억 원 감소로 같은 기간 목표 감축액인 1조 5429억 원을 소폭 웃돌았다. 감축 목표는 달성했지만 하반기에는 추가 증가를 흡수할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었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주담대 수요가 다시 늘면서 총량 관리 부담이 급격히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8일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이번 한도 축소에 앞서 단계적으로 가계대출 관리 조치를 강화해왔다. 지난달에는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일시 중단했고 타행 상환 조건부 대출도 제한했다. 다른 은행의 신용대출을 상환한 뒤 국민은행에서 다시 대출을 받는 방식 등이 제한 대상이다. 타행에서 국민은행으로 넘어오는 대환대출 접수도 중단했다. 영업점장 전결로 제공하던 주담대 우대금리 쿠폰도 종료했다. 주담대 한도 조치가 언제 해제될지도 현재로서는 미정이다.

시장에서는 KB가 주담대 한도를 절반 수준으로 줄인 만큼 대출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미 일부 은행은 6월 목표치를 초과해 추가 대출 여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고위관계자는 “KB처럼 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고민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추가 제한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달 들어 주담대 모기지보험의 신규 가입을 한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하나은행의 관계자는 “아직 추가적인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주담대 점유율이 큰 은행에서 한도를 저렇게 줄이면 다른 곳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 역시 “6월 이후 주택 거래량이 빠르게 늘면서 주담대가 예상 밖의 속도로 증가한 상황”이라며 “다른 은행들도 상황이 다르지 않은 만큼 KB 조치가 (한도 축소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실수요자와 청년층이다. 수도권 집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대출 한도가 더 줄어들게 되면 내집 마련의 길은 더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5주(6 월2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9% 상승했다. 수도권은 0.20% 올라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대출 한도가 또 이렇게 줄게 되면 실수요자와 청년층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중요한 것은 시중은행에 이어 보험사를 포함한 2금융권도 가계대출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보험사들은 주담대 공급도 줄이고 있다. 동양생명(082640) 은 이달부터 아파트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삼성생명(032830) 은 다음 달 말까지 비대면 채널의 주담대 접수를 중단했고 삼성화재(000810) 는 대면·비대면 주담대 취급을 일시 중단했다. 한화생명(088350) 과 NH농협생명도 주담대 신규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하반기에는 보험사의 주담대 위험계수도 높아진다. 금융 당국은 9월 말부터 보험사 주담대 위험계수를 소폭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60~80% 구간의 위험계수를 기존 3.5%에서 4.0%로 높여 주담대 취급에 필요한 자본 부담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보험사들은 신용대출도 줄이고 있다. 교보생명은 이달 들어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6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조정했다. 동양생명은 신용대출 연장 조건을 강화했다. 대출 원금의 20% 이상을 상환해야 만기 연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신규 대출은 이미 중단한 상태”라며 “기존 대출에 한해 물량을 관리하기 위해 이달부터 연장 조건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도 이달부터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한화생명은 신용대출 한도 조정을 포함한 추가 관리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험사 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보험계약대출도 관리 대상이다. 삼성화재는 이달부터 ‘Super보험’과 ‘퍼스트클래스 저해지환급형’ 등 일부 저해지환급형 상품의 보험계약대출 취급을 중단했고 한화생명도 보험계약대출 한도 조정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생명·손해보험사 10곳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현재 54조 9395억 원에서 올해 3월 말 55조 4612억 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5월 말에는 55조 8872억 원까지 불어났다. 보험업계의 관계자는 “신용대출과 보험계약대출·주택담보대출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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