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분야만 빠르게 성장하고 청년층과 자영업자의 형편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이른바 ‘K자형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대규모 대책을 내놓는다.
8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 등과 함께 양극화 해소를 골자로 한 ‘모두의 성장’ 대책을 공동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은 일부 대기업 중심의 성장 과실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정부는 올해 초부터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관련 정책을 조율해 왔으며, 재원으로는 올해 반도체 경기 호조로 예상보다 더 걷힌 세금(추가 세수)의 일부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책의 핵심 과제들은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 전략을 통해 일부 공개된다. 각 부처의 2027년도 예산안에도 정식 반영된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 완화 △자영업자 지원 △취약계층 지원 등의 세부 사업을 담되 청년층의 소득 기반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를 줄이고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동시에, 청년들이 사회에 진입할 때 겪는 소득 공백(크레바스)을 메우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업이 청년을 더 많이 고용하도록 유도하는 인센티브를 늘리고, 청년들의 구직 활동을 다각도로 지원한다. 아울러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산업 분야의 직무 훈련과 실무 경험을 제공하던 기존 ‘청년 뉴딜 정책’ 중 호응이 좋았던 사업은 규모를 더 키우고, 기업의 채용 부담을 덜어줄 신규 과제도 함께 발굴한다.
세금 제도 역시 ‘모두의 성장’ 기조에 맞춰 개편한다. 정부가 이달 말 발표할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청년 창업가에 대한 세금 감면을 확대하고, 저소득 근로자에게 현금을 지원하는 근로장려금(EITC) 제도를 더 유리하게 고치는 내용이 포함된다. 중소기업 직원에 대한 세제 혜택도 늘어난다. 돈이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가도록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개편하고,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도 도입된다. 정부는 이러한 세제 개편이 청년들의 초기 자산 형성을 돕는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청년층 지원에 사활을 건 이유는 이들의 경제적 기반이 최근 몇 년간 급격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득과 순자산이 모두 최하위권인 ‘취약 가구’ 중 20대와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7.9%에서 지난해 15.2%로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한 자산 격차에 더해, AI 기술 확산으로 산업 간 연봉 차이가 벌어지는 ‘복합 양극화’가 청년 세대를 직격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국무회의에서 “소득 양극화가 심하고 주식시장에서도 대형 우량주만 많이 오르다 보니 양극화가 생기고 있다”며 “소득 지원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대통령 직속 기본사회위원회가 기본소득과 청년참여소득 등을 포함한 소득보장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련 정책안은 이르면 8월 말 공개될 예정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양극화 이슈가 큰 만큼 중요 관심사라 들여다보고 있다”며 “관련 대책은 추후 부처 협의 통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