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포용 금융 총괄 임원 도입을 추진하면서 업계에서 “과도한 간섭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포용 금융 확대라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특정 정책 목표를 위해 독립 임원 신설까지 강제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7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포용금융전략추진단 산하 금융산업분과 회의를 열고 금리 단층 해소 방안과 포용 금융 공급 확대를 위한 건전성 규제 개선 방안 등을 논의했다.
금융위는 추진단의 주요 과제로 포용금융최고책임자(CIFO) 도입안을 설정했다. 각 금융사에 포용 금융 전담 임원을 둬 중저신용자 자금 공급과 채무 조정과 같은 사업이 일회성에 끝나지 않고 상시적인 경영 목표로 자리잡게 하겠다는 목적이다. 추진단의 관계자는 “금융위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CIFO 도입을 반영하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9월 중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권은 CIFO 도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미 전담 체계가 갖춰져 있는 데다 CIFO를 두는 데 따른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이끄는 사무국을 중심으로 한 포용 금융 분과를 구성했다. BNK금융은 포용금융지원단을 운영해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해외에도 포용 금융을 전담하는 임원을 둔 사례는 거의 없다. HSBC UK가 ‘포용 금융 및 취약 계층 총괄’ 직위를 운영하고 있지만 미국 대형 은행인 JP모건체이스와 시티그룹·웰스파고 등은 별도의 임원이 없다. 일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도 마찬가지다. 금융계의 관계자는 “포용 금융 관련 기구가 아니라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혹은 지역금융 담당 임원이 포용 금융을 함께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민간 금융회사에 임원 신설을 요구하는 건 관치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대로라면 생산적 금융과 인공지능 전환(AX), 보이스피싱 방지 등 필요한 부문마다 모두 전담 임원을 둬야 하느냐는 지적도 있다.
이 경우 정권이 바뀌면 해당 임원과 조직의 명칭도 변경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실제로 정권별로 미소 금융, 서민 금융, 포용 금융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취약층 채무 조정 프로그램도 국민행복기금과 새출발기금·새도약기금 등으로 이름만 바꿔 시행됐다. 금융지주의 관계자는 “준법 감시인, 최고위기관리자(CRO)와 달리 포용 금융은 현 조직체계에서도 소화할 수 있는 업무”라며 “이미 각 금융사가 포용 금융 확대를 노력하는 상황에서 임원 한 명의 선임으로 만들 수 있는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