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의 한 병원에서 20대 간호사가 이른바 ‘태움(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우면서 괴롭힌다는 은어)’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피해자의 일기장과 휴대전화 등을 확보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7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남부경찰청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유족으로부터 피해자 A 씨의 일기장과 휴대전화, PC 등 증거물 5점을 제출받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이 확보한 일기장은 A 씨가 해당 병원에 근무하던 약 1년 동안 직접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기장에는 A 씨가 노동당국에 진정을 냈던 직장 내 괴롭힘 피해 내용도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관련 기록과 유족 진술을 토대로 실제 괴롭힘 여부를 확인한 뒤 관련자들의 정식 입건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찰은 이달 3일 A 씨의 어머니를 상대로 약 3시간 동안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 데 이어 피해자의 대학 동창들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진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피해자와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지는 않았으나 생전 A 씨와 꾸준히 연락하며 괴롭힘 피해를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지난달 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지난해 3월 병원을 퇴사한 직후 노동당국에 ‘태움’ 피해를 신고하기도 했다. 노동당국은 조사를 통해 일부 피해 사실을 인정해 병원 측에 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병원 측 조치는 가해자에게 훈계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이 알려진 뒤 이재명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태움은 결코 정당화할 수 없는 끔찍한 폭력”이라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주문했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허태규 광역범죄수사대장을 팀장으로 하는 20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꾸려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