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글로벌 기업사의 새 기록에 도전한다. 오는 7일 발표하는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인 85조 원 안팎에 부합할 경우 엔비디아를 제치고 전 세계 테크 기업 가운데 분기 영업이익 1위에 오르게 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170조 원대, 영업이익 85조 원 안팎의 잠정 실적을 7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최근 1개월 기준 증권사 전망치 평균은 매출 174조 3017억 원, 영업이익 85조 1766억 원이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직전 분기보다 매출은 약 30%, 영업이익은 약 49% 늘어난 규모다. 메리츠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99조 3000억 원까지 추정했다.
금융시장의 예측대로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85조 원(약 555억 달러)을 기록할 경우 세계 기업사에 전례 없는 기록을 쓰게 된다.
현재까지 전 세계 민간 테크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분기 영업이익은 엔비디아가 2027 회계연도 1분기(2026년 2~4월)에 기록한 535억 달러, 약 81조 8500억 원이다. 2위는 2026 회계연도(2025년 10~12월) 1분기 508억 5000만 달러, 약 77조 8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애플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전망치에 부합하면 이들 기업을 제치고 전 세계 테크 기업 중 분기 영업이익 1위에 등극하게 된다. 이를 웃도는 곳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2022년 2분기·약 865억 달러)가 유일하다.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에 기대가 큰 이유는 빅테크들의 AI 서버 투자가 확대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성능 D램 수요가 급증했고, 메모리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은 삼성전자가 전 세계 AI 칩 가격을 좌우하는 ‘스윙 프로듀서(swing producer)’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D램 생산량은 웨이퍼 기준 월 65만~70만 장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3위 마이크론(월 30만 장)의 두 배를 웃돌고 2위 SK하이닉스(월 55만 장)보다도 20%가량 많다. HBM 역시 D램을 적층해 만드는 만큼 삼성전자의 생산 전략은 AI 반도체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에 성과급 관련 충당금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5월 노사 합의에 따라 지급될 성과급 추정치 가운데 약 8조~17조 원이 비용으로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제외하면 삼성전자의 실제 2분기 영업이익이 100조 원에 근접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공급 능력을 앞세워 AI 반도체 시장의 판을 새로 짜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과거 메모리 시장은 불황과 호황을 반복하는 사이클 산업으로 평가됐지만 최근에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3~5년 단위 장기공급계약(LTA)이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전체 계약에서 LTA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안팎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40%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기계약 확대는 메모리 가격 변동성을 낮추고 실적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D램 가격이 3분기에도 오르고 있고, 삼성전자의 전체 계약에서 LTA 비중이 40%에 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잠정 실적 발표가 AI 반도체 시장 내 위상을 가늠할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면 엔비디아와 애플을 넘어 글로벌 테크 기업 분기 이익 1위에 오르며 바뀐 시장의 판도를 확인시켜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3분기부터 내년까지 매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