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명의를 빌려 장애인 특별공급 아파트를 불법 청약한 뒤 분양권을 되팔아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브로커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2대는 3일 주택법 위반 혐의로 브로커 A씨를 구속 송치하고, 모집책 3명과 명의를 빌려준 청각장애인 36명 등 총 40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경찰이 전화금융사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단서를 확보하면서 드러났다. 이후 국토교통부의 특별공급 당첨 및 분양권 전매 자료를 전수 조사한 결과 조직적인 특별공급 부정 청약이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역별 모집책을 통해 서울과 경기, 인천, 대전, 부산 등 전국에서 청각장애인들을 모집했다. 장애인 특별공급 제도를 분석해 연령과 무주택 기간, 장애 정도 등을 따져 당첨 가능성이 높은 대상만 선별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애인 특별공급은 일반 청약과 달리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신청 요건도 비교적 까다롭지 않다는 점을 범행에 이용했다. A씨는 명의를 빌려준 청각장애인들과 직접 청약 현장을 동행하며 신청 절차를 진행했고, 당첨 이후에는 전매 제한 기간 동안 분양권을 직접 관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명의를 빌려준 청각장애인들은 1인당 500만~2000만원을 받고 범행에 가담했다. 다만 일부는 범행의 구체적인 내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명의를 제공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일당은 2020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를 포함한 전국 30여 채의 장애인 특별공급 아파트를 불법으로 분양받았다. 해당 아파트의 분양가는 모두 208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들은 전매 제한이 해제되면 분양권에 건당 수천만원의 웃돈을 붙여 되팔았고, 이런 방식으로 모두 4억7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불법 취득한 분양권과 전매 차익에 대해 몰수·추징보전을 신청했으며,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추가 범행 여부와 공범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공급질서 교란 행위는 공동주택의 공정한 공급을 훼손하고 사회적 약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빼앗는 중대한 범죄”라며 “국민 주거 안정을 해치는 불법행위는 끝까지 추적해 엄정하게 사법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따라 지난해 10월 17일부터 ‘부동산 범죄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공급질서 교란 행위 등 8개 분야를 중심으로 집중 단속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