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를 웃돌며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국제유가 진정 국면에도 석유류 값이 두 자릿수로 뛰었고 집값 상승세에 전세도 3년 3개월만에 가장 크게 오른 영향이다.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에 이달에는 물가 상승률이 다소 낮아질 수 있어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생활물가 부담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선 것은 지난 5월(3.1%)에 이어 두 달째다. 상승률은 2023년 12월(3.2%) 이후 가장 높다.
특히 그동안 잠잠했던 농축수산물 물가가 3.2% 뛰면서 전체 물가를 0.24%포인트 높였다. 구체적으로 농산물이 올해 2~5월 이어졌던 하락세를 끝내고 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대파(37.1%)와 쌀(11.7%) 가격이 크게 뛰었고, 가축전염병 여파로 공급이 줄면서 달걀(10.3%), 국산 쇠고기(7.5%), 돼지고기(4.5%) 등 축산물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주거비도 들썩이고 있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 흐름과 맞물려 지난달 전세 물가는 1.0% 올랐다. 이는 2023년 3월(1.2%)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중동 전쟁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석유류 가격 상승세는 계속됐다. 6월 석유류 가격은 24.7%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를 0.93%포인트 끌어올렸다. 상승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2022년 7월 이후 3년 11개월만에 최대다. 휘발유(23.1%)와 경유(33.7%), 등유(23.1%) 등 대부분의 유종이 큰 폭으로 올랐다. 공업제품 물가도 컴퓨터(22.2%) 등 영향으로 4.4%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1.47%포인트 높였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전체 물가를 약 0.4%포인트 낮췄다고 분석했다.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은 “석유 최고가격제가 없었을 경우 6월 물가상승률은 3.6%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반기 물가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석유 최고가격제를 150원씩 추가 인하한 만큼 이달부터는 전체 물가 상승률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달부터는 1조 원 규모의 민생물가 안정 대책을 추진해 물가를 관리할 방침이다.
다만 물가 불안이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은행은 국제유가 하락과 정부 대책 효과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생활물가 상승세가 이어져 취약계층의 생계비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지호 한은 부총재보는 “국제유가 하락을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압력 확대가 상쇄하면서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높은 수준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