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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2등 번호 알려줄게”…커지는 SNS 무속 사기

02.07.2026 1분 읽기

무료 사주 상담을 미끼로 SNS에서 접근해 수억 원을 가로채는 ‘무속 사기’가 현실이 되고 있다. 2024년 9월 A 씨는 인스타그램에서 네일숍 운영자들에게 접근해 자신을 “신내림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무당”이라고 소개했다. 무료 사주 상담으로 친분을 쌓은 뒤 “로또 2등 번호를 알려주겠다”, “어머니가 곧 세상을 떠날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A 씨는 기도비와 제물 비용 명목으로 피해자 4명에게서 2억2000만 원을 가로챘다. 대구지방법원은 올해 1월 A 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반성문에 “장난 반 호기심 반으로 시작한 일”이라고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년들의 취업난과 경기 침체가 맞물리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무속·점술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소비자 피해도 커지고 있다. SNS를 통한 점술 서비스 이용은 늘고 있지만 서비스의 신뢰성을 검증하거나 이용자를 보호할 장치는 사실상 부재한 탓이다. 더욱이 점괘의 진위를 객관적으로 가리기 어려운 특성 때문에 사기 혐의 입증이 쉽지 않아 피해를 입고도 법적 구제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서울경제신문이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운명감정서비스 관련 소비자 상담은 2021년 31건에서 지난해 74건으로 약 139%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상담은 총 267건, 피해구제 신청은 51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20·30대 상담은 155건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97건으로 가장 많았고 20대 58건, 40대 54건 순이었다.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무속·점술 서비스가 빠르게 대중화한 점도 젊은 층 피해가 늘어난 배경으로 꼽힌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는 전화 점사와 화상 상담, 굿·천도재·작명 등을 내세운 홍보 게시물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스레드와 X(옛 트위터),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도 ‘용한 점집’ 정보를 주고받거나 이용 후기를 공유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이를 뒷받침할 검증 장치는 여전히 부족하다. 국내 최대 규모 무속인 단체인 대한경신연합회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무속인이 모두 협회 회원인 것은 아니다”라며 “업계에서는 온라인 활동 무속인 상당수가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채 영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추천서 제출과 현장 확인, 구비서류 심사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회원을 등록하고 있지만,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무속을 생계 수단으로 택하는 젊은 층이 늘면서 시장 진입도 한층 쉬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에서는 ‘무속인 실전 과정’, ‘초보자도 수강 가능’ 등을 내세운 교육 프로그램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신내림 이후 충분한 검증이나 활동 경력 없이 곧바로 SNS에서 상담과 굿을 홍보하며 고객을 모집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비자가 피해를 입어도 구제받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일반적인 사기 사건과 달리 무속은 점괘나 기도의 진위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워 기망 행위를 증명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조기현 법무법인 대한중앙 변호사는 “무속 사건은 처음부터 돈을 편취할 의도로 거짓말을 했거나 적극적인 기망 행위가 있었다는 점이 입증돼야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곧 교통사고가 날 것’이라고 말해 놓고 실제로 타이어를 훼손해 사고가 나게 하는 등 피해자를 속였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시장 확대에 맞춰 소비자 보호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무속·점술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비대면·온라인 사기 피해와 소비자 분쟁도 함께 늘고 있다”며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과 관리·감시 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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