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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태 LS전선 대표 “버스덕트는 AIDC 필수 인프라…2030년 글로벌 ‘넘버 원’ 자신”

01.07.2026 1분 읽기

“인공지능(AI)은 이제 써도 그만 안 써도 그만인 기술이 아니라 반드시 써야 하는 인프라가 됐습니다. 데이터가 폭증하면 결국 전력 인프라가 따라가야 하고 그 중심에 버스덕트(Busduct)가 있습니다.”

김우태 LS(006260) 전선 대표는 지난달 22일 서울 용산구 LS용산타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AI 데이터센터 확산이 전력 인프라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자재 비중이 높은 전선 사업은 수익성이 낮은 제조업으로 인식됐지만 AI 시대가 열리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버스덕트 등 고부가 전력 인프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LS전선의 성장축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북미를 중심으로 구글·메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데이터센터 설계 표준에 버스덕트를 반영하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는 용량이 워낙 크기 때문에 고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분배할 수 있는 장치가 필수이고 케이블만으로는 구조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버스덕트는 대용량 전력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구리나 알루미늄 도체를 금속 케이스에 넣은 조립형 배전 시스템이다. 기존 케이블이 전원과 설비를 일대일로 연결하는 방식이라면 버스덕트는 하나의 전력 라인을 따라 여러 장비에 전기를 나눠 공급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반도체 공장과 디스플레이 공장, 초고층 빌딩 등에 사용돼왔다.

하지만 최근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일면서 버스덕트는 단순 배전 장치를 넘어 글로벌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표준 설계에 들어가는 전략 제품으로 부상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1984년 국내 최초로 버스덕트를 개발한 LS전선은 자회사인 가온전선(000500) 과 손자회사 LSCUS를 통해 최근 미국 빅테크들과 5조 원 규모의 버스덕트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AI발 호황을 입증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건설 방식의 변화가 버스덕트 수요 급증의 전환점이 됐다고 김 대표는 평가했다. 그는 “북미 빅테크들은 최근 데이터센터를 블록 형태의 모듈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며 “마치 레고 블록을 쌓듯 사전에 제작한 전력·서버 모듈을 현장에 붙여 데이터센터 규모를 키우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케이블은 선을 계속 끌어와야 하지만 버스덕트는 표준화된 피스를 연결하는 구조”라며 “AI 데이터센터가 모듈형으로 갈수록 버스덕트가 채택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버스덕트 시장이 이미 공급자 우위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빅테크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아시아태평양·중동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주문량이 가파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짓는 고객들이 요구하는 물량은 우리가 생각하는 상상 이상”이라며 “지금 논의되는 수주 흐름만 봐도 AI 데이터센터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고 앞으로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 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버스덕트 시장 규모는 2025년 53억 달러(약 8조 2000억 원)에서 2032년 96억 달러(약 15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현장에서 체감하는 성장 압력이 이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챗GPT 같은 생성형 AI를 쓰는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피지컬 AI, 로봇, 전기차, 가전, 산업 설비까지 모든 것이 데이터로 연결될 것”이라며 “데이터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전력 인프라는 단기간에 확충할 수 없기 때문에 관련 투자가 장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김 대표는 버스덕트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 덕에 LS전선이 성장하는 AI 데이터센터 수요를 과점하는 구조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중단 없이 돌아가야 한다. 전력 공급 장치에 사고가 나면 서버 중단, 데이터 손실, 서비스 장애로 직결된다. 단 한 번의 전기 사고가 기업의 신뢰도를 좌우하는 만큼 글로벌 빅테크들은 공급사 선정에 극도로 보수적이다.

김 대표는 “반도체 공장이나 데이터센터는 정전이나 전기 사고가 치명적”이라며 “품질과 기술 수준이 검증되지 않은 업체는 선택될 수 없고 그래서 공급사로 들어가는 것은 어렵지만 일단 들어가면 매출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스덕트를 만드는 업체는 전 세계에 많지만 글로벌 빅테크가 요구하는 품질, 엔지니어링, 납기, 생산 시스템을 모두 맞출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며 “빅테크에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벤더는 LS전선을 포함해 3~4곳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LS전선의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제조 효율성을 갖춘 삼성전자·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기업과의 협업에서 탄생했다고도 부연했다. 그는 “LS전선은 국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고객을 상대로 수십 년간 납품하며 엔지니어링 역량을 쌓아왔다”며 “이 경험이 글로벌 빅테크가 요구하는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기반이 됐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빅테크들의 변화무쌍한 기술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 역량도 구축됐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들은 각자 데이터센터 표준이 다르고 버스덕트 세부 사양도 다르게 요구한다. 이에 따라 공급사는 고객사의 설계와 공정 방식에 맞춰 빠르게 설계·제작·검증해야 한다. 김 대표는 “고객사가 요구하는 스펙은 회사마다 다르고 기존에 국내에서 적용해 보지 않았던 기술도 있다”며 “그 요구를 빠르게 해석하고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엔지니어링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고객사가 북미 데이터센터 시공에 맞춰 버스덕트를 측면에서 연결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을 현장에서 증명하라고 요구한 일화도 소개했다. 다른 업체들은 모듈과 모듈 사이를 정면에서 끼워 넣는 방식으로 접근했지만 LS전선은 접합부를 측면에서 결합하는 기술로 난제를 해결했다. 김 대표는 “고객이 요구한 납기 안에 기술적 허들을 해결해야 제품을 쓸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미국 현장에서 해결책을 찾았고 결국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이러한 기술력을 앞세워 LS전선이 글로벌 버스덕트 시장을 재패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2030년까지 LS전선을 글로벌 버스덕트 시장 1위 기업으로 만들겠다”며 “과거에는 꿈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글로벌 고객, 기술력, 생산 거점 확대 계획이 맞물리면서 현실적인 목표가 됐다”고 자신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특정 기업의 단기 경쟁을 넘어 인류 전체의 디지털 인프라가 바뀌는 흐름”이라며 “생활·산업·자동차·로봇·가전이 모두 AI와 연결되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데이터가 필요하고 전력 인프라가 없으면 AI도 돌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LS전선은 기술력, 품질, 글로벌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이 시장에서 가장 앞선 기업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며 “2030년 글로벌 버스덕트 1위는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2030 글로벌 넘버 원(One)’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LS전선은 앞으로 3년간 글로벌 주요 국가에 핵심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공격적인 투자 계획도 실행한다. 이에 따라 한국 구미사업장의 버스덕트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 확대하고 기존 수작업 중심 공정을 자동화·데이터화하는 소프트웨어중심공장(SDF) 전환을 추진한다. 김 대표는 “버스덕트 사업이 과거에는 규모가 크지 않아 자동화 요구가 크지 않았지만 이제는 생산량과 효율성이 핵심 이슈가 됐다”며 “자재 입고부터 공정 이동, 조립, 검사, 출하까지 전체를 연결하는 자동화 마스터플랜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생산 거점도 빠르게 확장한다. LS전선은 베트남과 중국 공장 증설에 착수했고 멕시코 공장은 자동화 기반 생산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북미 공장은 올해 12월부터 빅테크 고객사에 초기 물량 납품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북미 고객들은 현지 생산 사이트를 강하게 요구한다”며 “물류 리스크, 관세, 납기, 사후 대응을 고려하면 현지 생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2027년을 목표로 버스덕트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기존 LS전선 생산 기지가 있는 폴란드가 유력한 검토 대상이다. 북유럽에서 데이터센터 수요와 인프라가 커지고 있지만 기존 공장과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폴란드가 가장 현실적인 후보지로 꼽힌다. 김 대표는 “유럽도 고객사와 공급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가 생산 체계를 갖추면 물량을 배정하겠다는 제안이 있어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9~2030년까지 인도와 중동 지역으로도 생산 거점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국·북미·베트남·중국·유럽·인도·중동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버스덕트 생산망을 구축해 2030년 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빅테크의 글로벌 전략에 따라 전 세계에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며 “고객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시점에 생산 거점을 최단기간에 구축하고 생산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 대표는 LS전선의 수익성 개선에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버스덕트를 중심으로 LS전선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고부가 전력 인프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게 그의 평가다. 김 대표는 “HVDC와 해저케이블은 공급자가 제한된 고수익 사업이고 배전 영역에서는 버스덕트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들 고수익 사업이 LS전선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AI 데이터센터 시장은 이제 시작이고 우리가 지금 보는 수요는 산업의 초입에 불과하다”며 “AI 시대가 확장될수록 LS전선은 국내 전력 인프라 기업 중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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