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이 1973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것과 달리 올해는 6월 말까지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장마가 평년보다 늦어지면서 한반도가 초여름 무더위를 비켜 가고 있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19.2도로 평년 이맘때보다 0.7도 낮았다. 습도까지 낮아 후텁지근함 없이 쾌적한 날씨가 나타났다.
1년 전과는 딴판이다. 지난해 6월 전국 평균기온은 22.9도로 평년보다 1.5도 높아 가장 더운 6월로 기록됐다. 특히 6월 19일에는 대전·대구·광주 등 12개 지점에서 역대 가장 이른 열대야가 나타났고 27일 남부에서 시작된 폭염특보는 29일 전국으로 확대됐다. 같은 달 29~30일은 전국 일평균기온이 1위를 기록할 만큼 무더웠다. 반면 올해는 6월 하순까지 열대야 소식이 없다.
시민들도 달라진 날씨를 체감하고 있다. 밤에 에어컨을 켜지 않고도 잘 수 있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해 산책하기 좋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선선함의 원인은 한반도 상공에 내려와 버티고 있는 찬 공기다. 찬 공기에 막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가 우리나라로 올라오지 못하고 장맛비를 뿌리는 정체전선도 제주 남쪽 해상에 머물러 있다.
평년 장마 시작일은 제주 6월 19일, 남부 6월 23일, 중부 6월 25일인데 제주와 남부는 이미 평년보다 늦어졌다.
북상 중인 7호·8호 태풍은 장마를 더 늦출 변수다. 태풍이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흐트러뜨리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두 태풍이 일본 남쪽 해상으로 완전히 빠져나간 뒤에야 기압계가 재편되며 고기압 가장자리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내다봤다. 6월 말까지 장맛비 예보가 없어 전국 장마는 7월에야 시작될 전망이다.
7월에 시작하는 장마는 이례적이다. 지난 53년간 장마가 7월 들어 시작된 해는 1982년과 2021년 두 번뿐이었다. 두 해 모두 장마 기간이 짧았고 내륙에 내린 장맛비도 적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