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금 정산 차질 우려
배급사 미수금 리스크 확대
장기 분할변제 가능성도
중앙그룹 계열사들이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극장을 비롯해 드라마, 예능 등 방송 콘텐츠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영화 부금 정산 지연은 물론 제작, 투자, 배급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물론 식음료를 납품하는 중소기업에 까지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메가박스의 기업회생절차 돌입으로 인해 5월 이후 개봉한 영화 부금 정산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통상 월 단위로 이뤄지는 정산 구조상 5월 이후 발생한 매출분부터 회생절차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어서다.
영화 부금은 극장과 배급사 간 계약으로, 정산은 통상 월 마감 후 30일에서 45일 사이에 이뤄진다. 메가박스 회생 절차의 영향권에 있는 정산 대상은 4월 이후 발생한 매출분이다. 4월 상영분은 각 배급사에 정상 지급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5월 이후 발생한 정산금은 회생 절차에 따른 법적 통제권 안에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향후 회생계획안에 따라 변제 시기가 늦춰지거나 일부 감액 또는 장기 분할 변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5월 관객수 전년 동기 대비 25%↑
관객은 돌아왔는데…회복세에 찬물
5월 223만 동원 ‘군체’ 36억 미정산 우려
‘악프다’ ‘슈퍼마리오’ ‘마이클’ 등도 촉각
영화계는 회복세를 보이던 극장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5월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한 1067만7274명을 기록하는 등 회복세를 보였다.
매출은 부가가치세 10%와 영화발전기금 3%를 제외한 뒤 극장과 배급사가 45대 55(수도권 기준)로 나뉘고, 배급사는 다시 배급수수료 약 10%와 제작비를 공제한 뒤 투자·제작사에 분배하는 구조다.
특히 ‘군체’는 5월 한 달간 223만 명을 동원하며 37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메가박스의 시장점유율이 약 20%인 점을 고려하면 ‘군체’를 배급한 쇼박스가 메가박스로부터 받아야 할 5월 부금은 약 36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쇼박스 측은 “5월 정산은 아직 기한이 도래하지 않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지켜지기 어려울 수 있다”며 “실제 회수 가능성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군체’ 외에도 ‘슈퍼 마리오 갤럭시’, ‘마이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 등 동시기 개봉작 역시 정산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식음료 납품업체도 ‘긴장’
72개 위탁점주 조만간 대책 회의
일단 상영은 하지만 차기작 축소 우려
결제대행(PG) 서비스와 극장 매점(F&B) 납품, 청소·시설관리 등 운영 용역 대금 지급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일부 식음료 납품업체는 메가박스 납품 중단을 검토했지만, 당분간 거래를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장 운영 구조 자체도 변수다. 메가박스는 전국 114개 점포 중 72개가 위탁점으로, 직영점(42개)보다 위탁 비중이 높다. 업계에서는 회생절차가 장기화될 경우 위탁 사업자들이 조만간 별도 대책 회의를 열고 대응 방향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본사 통제력 약화 시 개별 점포 이탈이나 운영 파행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처럼 정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콘텐츠 공급 전략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배급사들이 미수금 리스크를 이유로 특정 극장에 대한 작품 공급을 보수적으로 조정할 경우 상영작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관객 감소와 극장 매출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배급사들은 메가박스 개봉을 포기하려다 일단 상영은 했지만 차기자들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드라마, 예능 등 제작·편성 잇단 차질
콘텐츠 산업 생태계 불확실성 확산 가능성
드라마 제작과 방송 업계에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콘텐트리중앙 자회사 SSL이 제작하는 드라마 ‘연애의 재발견’은 대본 완성도 보완과 계절적 요인을 이유로 약 한 달간 재정비에 들어가며 촬영이 중단됐다. 해당 작품은 올해 하반기 방송을 목표로 했지만 일정은 불투명해졌다.
방송 편성도 일부 변동됐다. JTBC는 24~25일 방송 예정이었던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와 ‘강연배틀쇼 사기꾼들’을 휴방 편성했다. 월드컵 편성에 따른 조정이라는 설명이지만, 업계에서는 그룹 재정 상황과의 연관성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앞서 중앙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JTBC는 지난 12일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제때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이후 중앙홀딩스와 콘텐트리중앙, 중앙피앤아이, 메가박스중앙 등 주요 계열사들도 잇달아 14일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했다.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등은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도 함께 신청했고, JTBC도 추가로 회생 신청을 냈다. 이후 15일 법원은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JTBC에 각각 보전처분 결정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