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육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첫사랑의 ‘첫’자도 모르던 어릴 적이었죠. “솜 천 근이 무겁냐, 쇠 천 근이 더 무겁냐?” 의뭉스레 어른들이 물으면 무심코 걸려들곤 했죠. “쇠 천 근요.” 질량이 부피에 비례하지 않는 것 중에 ‘사랑’도 있었군요. 심장이 터질 듯이 쿵쾅거렸군요. 겨우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에게 사정없이 굴러떨어졌군요. 정작 놀라운 것은 그 계집애가 꽃잎 하나 다치지 않았을 거라는 거죠. 당신의 귀에는 천둥이 치고 있는데, 그 계집애는 어깨에 앉은 나비의 무게만큼도 알아채지 못했을 거라는 거죠. 아, 이건 제 이야기인가요. 혹시 이루어지셨어요? <시인 반칠환>
